美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연구팀 조사 결과 자연분만보다 통증 심하고 수면의 질 나빠 전 세계 제왕절개 비율↑…위험 인지 중요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은 자연분만한 여성보다 출산 뒤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수면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모에 다케노시타(Moe Takenoshita)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이 연구는 ‘2025 미국마취학회(Anesthesiology 2025)’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다케노시타 박사는 “출산 후 회복 과정에서 수면은 종종 간과되지만, 어머니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특히 제왕절개 출산은 심한 통증과 수면장애 위험을 높이며 이는 산후 우울증, 기억력·집중력 저하, 피로, 아기와의 유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산모 41명을 대상으로 출산 후 통증과 수면 상태를 조사했다. 이 중 24명은 자연분만, 11명은 계획된 제왕절개, 6명은 응급 제왕절개를 경험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를 한 여성의 약 3분의 2 이상이 수면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한 통증을 호소했으며, 자연분만을 한 여성 중에서는 약 8%만이 같은 문제를 겪었다.
또한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약 150만 명의 출산 여성 보험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은 자연분만 여성보다 출산 후 1년 이내에 불면증, 수면 부족, 수면무호흡증 등 새롭게 진단되는 수면장애를 겪을 확률이 16% 높았다.
다케노시타 박사는 “제왕절개로 회복 중인 산모는 통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통증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면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적절한 운동 ▲아기가 잠들 때 함께 잠자기 ▲카페인과 음주 자제 ▲취침 전 목욕이나 심호흡 등을 조언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체 출산의 약 3분의 1이, 영국에서는 4명 중 1명이 제왕절개로 출산한다. 최근에는 비만율 증가, 출산 연령 상승, 산과적 기준 변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제왕절개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다케노시타 박사는 “제왕절개를 계획하는 여성은 수술 후 심한 통증과 수면장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수면 문제가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의해 필요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미혜 기자 roselin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