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행권, 11월까지 진행 절반 이상 비수도권 지역서 실시 모바일뱅킹 등 디지털 교육 초점 복지시설 방문으로 맞춤형 실습 무료 교육영상…지속 학습 도와
금융시장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고령층이 금융환경에서 소외되고 있다. 은행원이 직접 금융업무를 도와주는 오프라인 은행 점포는 점차 사라지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마저 현저히 줄었다. 본격적인 디지털 금융시대가 일상에 펼쳐졌지만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겐 모든 것이 난관이다.
금융당국은 이들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이 절실하다고 판단, 은행권과 손잡고 본격 디지털 금융교육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행권은 올해 노인의날(10월2일)을 계기로 10∼11월 두달간을 ‘고령층 집중 금융교육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교육을 추진한다.
◆농촌 등 디지털 금융소외 해소·사기예방 중심=고령층은 디지털 금융환경 적응이 늦을 뿐 아니라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금융사기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고령층 비중이 큰 농촌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이번 교육기간에는 곳곳에서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와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금감원과 16개 은행은 총 292건의 교육을 마련했는데 이 가운데 53%인 155건이 농촌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돼 지역간 금융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보탠다.
먼저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기기 사용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지방 노인복지시설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이동형 체험버스·이동점포를 활용한 찾아가는 교육을 확대해 실질적 체험 중심의 학습을 추진한다.
◆체험형 교육부터 방문 프로그램까지=‘은행 체험관 교육’은 신한은행의 ‘학이재’, 하나은행의 ‘시니어 컬처뱅크’, IBK기업은행의 ‘IBK금융배움터’, iM뱅크의 ‘iM금융체험파크’ 등 은행 내 체험시설을 활용해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모바일뱅킹 실습, 키오스크 조작법, 금융사기 예방 등 실제 생활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실습형 교육이 이뤄진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협업한 ‘디지털배움터 연계 교육’도 눈길을 끈다. 전국 약 100곳의 배움터와 복지관, 주민센터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초교육(키오스크와 스마트폰 활용법)과 금융사기 예방교육을 함께 제공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실습을 병행해 노년층의 기술 접근성을 높인다.
‘찾아가는 금융교육’은 전국 노인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전체 교육의 절반 이상(153건)을 차지한다. 전문강사진의 일대일(1:1) 맞춤형 실습을 통해 고령층의 이해도를 높이며, 모바일뱅킹 이용법·연금관리·금융사기 피해 예방법 등 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룬다. NH농협은행은 강원·전북·전남 등 전국 노인복지시설에서 찾아가는 금융교육을 실시한다.
금감원의 ‘금융사랑방버스’도 전국을 돌며 금융사기 예방교육과 금융 애로 상담을 동시에 진행한다. 은행권은 자체 이동점포를 활용해 현장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뮤지컬 형식의 교육극을 통해 금융사기 예방 메시지를 전달한다.
◆고령층 위한 지속적 교육콘텐츠 제공=금감원은 집중교육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고령층의 금융 이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교육, 노후 자산관리, 금융사기 예방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맞춤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e-금융교육센터’를 통해 온라인 방문교육 신청과 교육자료 열람도 지원한다. 특히 ‘반짝반짝 은빛 노후를 위한 금융가이드’ 시리즈(1∼3권)와 ‘도전! 시니어 금융골든벨’ 등 교육영상은 온라인으로 제공돼 누구나 무료로 손쉽게 학습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속에서도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금융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교육의 폭과 접근성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박아영 기자 aa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