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님, 폭삭 속았수다”…제주어로 빛낸 579돌 한글날
입력 : 2025-10-09 14:37
수정 : 2025-10-09 16:14
제주도, ‘제주어’ 주제로 한글날 경축식
제주어 뮤지컬로 개막…제주어 보도자료도 공개
11월 ‘제주어왓’ 웹사전, 내년엔 AI 번역기 발표
“소멸위기 언어지만 문화·사회적 생명력 지녀”
제주특별자치도가 9일 오전 제주문예회관에서 579돌 한글날과 제주어를 기념하는 경축식을 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한글은 배우기 쉽곡, 아름답곡, 과학적인 문자우다. 제주어는 우리말의 다양성을 제라허게 쿰엉 이수다.”
(한글은 배우기 쉽고, 아름답고,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제주어는 우리말의 다양성을 알맞게 품고 있습니다)

579돌 한글날을 맞아 제주도민들이 한글과 제주어의 소중한 가치를 돌아보는 자리를 만들었다.

제주도는 9일 오전 제주문예회관에서 ‘세상을 밝히는 빛 한글, 불휘를 지켜온 말 제주어’를 주제로 경축식을 했다.

오영훈 지사는 축사에서 “제주어는 제주만의 유산이 아닌 대한민국의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민족 모두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언어학적으로는 소멸 위기지만 문화·사회적으로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1월에 ‘제주어왓’이라는 제주어대사전 웹사전을 열고, 내년부터는 인공지능(AI)기반 제주어 번역기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행사는 신제주초등학교 ‘지꺼진 코플레기 합창단’이 제주어 뮤지컬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제주도가 579돌 한글날 유공자 포상을 진행했다.

시상식에는 제주학연구센터 권미소씨, 제주어보전회 강순복씨, 한글사랑서예모임 노명숙씨, 제라진 소년소녀합창단이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또한 제24회 한글사랑서예대전 한글으뜸상에 고장립씨, 아름다운 제주어 간판상에 제주 애월읍 소재 식당 ‘잇수다’대표 이진우씨가 수상했다.

축하공연은 서울·경기 다올여성합창단, 경상 보리스텔라팀과 제주 어린이들이 함께 올라 '홀로아리랑'과 '감수광'을 함께 불렀다.

행사장은 한글서예사랑모임의 서예대전 전시, 제주어와 제주의 풍속, 역사, 자연을 담은 제주어 그림, 꿈바당어린이도서관에서 준비한 제주어 창작 작품 전시, ‘제주어가 걸어온 길’ 자료전 등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됐다.

또한 제주도는 행사의 보도자료를 표준어와 제주어 두 가지로 제공했다. 도는 “제주어가 현재에 사는 우리의 소통 도구로서 생명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도로, 제주어의 일상적 사용을 장려하고 공식적인 위상을 높이며, 소멸 위기에 처한 제주어를 보존·확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어는 아래아 등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 형태가 남아있어 언어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만, 현대에 들어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0년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했다.

이휘빈 기자 vinyv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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