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호

배드캅 전략으로 ‘포스트 이재명’ 노리는 정청래

[Pin Point] ‘야당 저격수’ 같은 여당 대표

  • 김성곤 이데일리 기자 skzero@edaily.co.kr

    입력2025-09-23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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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대통령, 국민통합·여야 협치

    • 鄭 대표, 내란척결·개혁속도전

    • ‘굿캅’ ‘배드캅’ 전략 속 악역 자처

    • 내년 6월 지방선거 분수령 될 듯

    • 대표직 연임 거쳐 차기 도전 수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집권 여당 대표는 ‘독이 든 성배’다. 태생적 한계다. 살아 있는 권력인 대통령과 대립하면서 정치적 위상을 다지는 제1야당 대표와는 정반대다. 더욱이 대통령 임기 초라면 더 어렵다. 막강 권력인 현직 대통령의 그늘에 가린다. 구조적으로 운신의 폭도 좁다. 독자 행보보다는 보조를 맞춰야 한다. 너무 의욕적이면 차별화 시도냐며 집중 견제에 시달린다. 반대로 너무 목소리가 없으면 ‘식물 대표’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포지션은 묘하다. 역대 정부 초기 집권 여당 대표와는 결이 다르다. 최근 모습은 여당 대표인 듯, 아닌 듯하다. 통합과 협치를 주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달리 내란 세력 척결과 고강도 개혁을 늘 외친다. 유튜브와 SNS에 능수능란한 최전방 공격수의 전면 등장이다. 먼 훗날 큰 그림을 위한 사전 정치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연 정 대표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관계는 영원한 숙제다. 정답은 없다. 대통령 5년 임기의 초반은 현재권력의 압도적 우위다. 임기 중반을 전후로 현재·미래권력의 묘한 긴장 관계가 만들어진다. 임기 말이면 레임덕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미래권력의 우위다. 차기 주자의 발언권이 커지고 현재권력은 침묵을 선택한다.

    취임 후 對野 강경 기조 일관…鄭 대표 튀는 행보, 왜?

    이 대통령은 현재권력, 정 대표는 미래권력이다. 관계는 묘하다. 정 대표의 튀는 행보 탓이다. 이 대통령의 국민 통합 및 중도 강화 행보와 달리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 좌충우돌일 수 있지만 정 대표의 길은 선명하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전략은 본질적 차이가 있다. 5년 단임제의 특성상 현직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위한 통합과 협치에 무게를 둔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게 가장 큰 책무”라면서 “실제로 그렇게 하고 싶다. 민주당의 대통령,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의 대통령,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여당 대표는 다르다. 차기를 그리는 사람이다. 외연 확대는 나중의 일이다. 지지층의 마음을 얻어야 당권을 장악하고 대선후보도 될 수 있다. 이는 한국 정치사를 돌이켜 봐도 잘 알 수 있다. 과거 보수·진보를 넘나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제3지대를 추구했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실패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강성을 넘어 ‘초강성’이다. 집권 여당 대표라기보다 제1야당의 저격수 느낌이다. 모든 언행에 거침이 없다. 지지층을 열광시켰던 22대 국회 법사위원장의 모습이 오버랩될 정도다. 가장 극명한 사례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다. 의례적인 협치 표현보다는 야당을 향한 초강경 공세였다.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닌 시대정신 △국민의힘 위헌정당해산 심판 대상 △검찰·사법·언론개혁 등이었다. 정 대표의 연설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여의도 대통령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을 정도였다. 

    정 대표의 기조는 여권 안팎에서도 논란을 낳았다. 당정대 회동을 통해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검찰개혁 논란과 특검법 합의 파기 소동이 상징적이다. 이 대통령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정 대표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고위 당정 과정에서는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설전도 벌였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논란도 마찬가지였다. 이어 3대 특검법 합의 파기 소동도 정치적 생채기를 남겼다. 정 대표는 특검 수사 기한 연장 없는 합의안에 격노하며 재협상을 지시했지만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밖에 조희대 대법원장과 관련,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하냐, 대통령 위에 있느냐, 국민의 탄핵 대상이 아니냐”며 직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과거 우리가 봐왔던 여당 대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에 “정 대표의 성공 신화와 필승 전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표면적으로 협치를 이야기한들 본심은 내란 세력 해산”이라면서 “내란 특검으로 국민의힘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강성 당원의 지지를 얻을 경우 이를 바탕으로 내년 당권 도전이 가능하다. 내란 세력 척결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대표의 초강경 행보는 달라진 정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진욱 평론가는 “진보·보수에 관계없이 여야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볼 수밖에 뉴노멀의 상황”이라면서 “레거시 미디어보다는 유튜브나 SNS 중심의 뉴스 소비로 무장한 강성 당원들의 숫자가 과거에 비해 대폭 늘었다. 당원 주권 시대의 등장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정치 현실의 급격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정치 현실의 불가피성을 거론했다. 신율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도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현실에서 정청래 대표 역시 자유로울 수는 없다”라면서도 “다만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배경으로 목소리를 내다가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것은 본인에게 불리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9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고위급 만찬 회동에서 우상호 정무수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9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고위급 만찬 회동에서 우상호 정무수석,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청래의 절대 무기, 압도적 과반 의석과 보수의 자중지란

    정 대표는 왜 다른가. 때로는 과유불급이라는 지적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역대 집권 여당 대표와 달리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정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민주당의 절대 과반 의석과 보수의 자중지란이다. 곳간도 넉넉한 데다 상대는 최약체다. 

    민주당은 일단 절대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의회민주주의의 본질은 결국 쪽수 싸움이다. 국정과제 추진과 주요 법안 처리는 수적 우위가 확보돼야 한다. 정권교체에 따라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 거부권도 무력화됐다. 검찰·언론·사법개혁 등 지지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속도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만일 다수 의석이 없다면 야당에 러브콜을 보내야 한다. 주요 정책과 입법 사항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그럴 필요가 없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단독 통과가 대표적이다. 이는 과거 김대중 정부가 김종필 국무총리의 국회 인준을 얻기 위해 6개월 이상을 애쓴 점과 뚜렷이 대비된다. 문재인 정부만 하더라도 2020년 21대 총선에서 180석 대승을 거두기 전까지는 주요 사안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 협조가 불가피했다. 

    보수의 자중지란도 정 대표의 무기다. 대선 패배에 이어 국민의힘은 100여 일이 훌쩍 지나도록 재정비에 실패했다. 모든 게 엉망이다. 제대로 굴러가는 게 없다. 불법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파면 사태는 국민적 심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졌지만 국민의힘은 요지부동이다. 아직도 반탄(탄핵 반대) vs 찬탄(탄핵 찬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의석수를 고려하면 국민의힘이 똘똘 뭉쳐도 여당 견제가 어려운데 심리적 분당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국민의힘은 전대를 거치며 ‘전한길 이슈’로 극우 이미지에 시달리고 있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민주당의 정치적 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지지층 바라보는 정청래…李 대통령과 차별화인가 역할 분담인가

    분명한 것은 지난 8월 2일 전대 이후 강경 노선을 고집해 온 정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특히 정 대표 특유의 좌충우돌식 행보는 당정대의 엇박자로 비치기도 한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협치 주문에도 강성 지지층의 입장을 주로 대변해 왔다. 이는 결국 이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적잖은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실제 정 대표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모든 언행의 출발점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다. 뒤집어 보면 여야 협치 또는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 지지율에도 악영향이다. 때로는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상승하는 동안 민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민주당의 강경 행보에 대통령 지지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때로는 불필요한 언행으로 갈등을 유발한다. 대표적 사례가 ‘악수 파동’이다. 정 대표는 8·2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아직도 반성을 모르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과 그 동조 세력을 철저하게 처벌하고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협치를 언급하기 전에 12·3 불법 계엄과 내란 사태에 대한 청산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그 유명한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더 나아가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예로 들면서 국민의힘 위헌정당해산을 거론했다. 정 대표는 8·15 광복절 경축식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식에서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악수는 하지 않았다. 내란 세력의 반성 없이는 악수도, 협치도 없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여야 역대 정당의 오랜 관례를 깨뜨린 것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여야 대표의 악수는 싱겁게 성사됐다.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주선한 여야 대표 회동에서였다. 기념사진 촬영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손을 잡고 찍으면 어떨까요? 환영합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정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악수를 나눴다. 장 대표는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는 정 대표의 발언에 우회적으로 “정청래 대표님하고 악수하려고 당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다”라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여의도 정가의 오랜 관행이 깨지면서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이 대통령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굿캅·배드캅’ 전략이다. 정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부러 악역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실제 정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싸움은 정청래가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십시오”라며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당연하고 옳은 말씀이다. 나는 여당 대표로서 궂은일, 싸울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관계는 굿캅·배드캅의 역할 분담이다. 정 대표의 스탠스는 이 대통령에게 도움 되는 게 70%, 부담 되는 게 30% 정도”라면서 “중요한 건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강력한 인파이터 스타일의 정 대표가 악역을 도맡아 준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정 대표 역시 그 나름의 계산법과 정치적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적 수읽기에 능한 정 대표가 적정한 시점에 이미지 변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정 대표의 전대 승리에 도움을 준 것은 강성 당원이다. 당원 주권주의에 코드를 맞출 수밖에 없지만 한국적 정치 현실에서 독불장군식 강경 스탠스만으로 갈 수는 없다. 내년 초가 되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정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를 이겨야 더 큰 정치가 가능하다. 선거는 중도층 싸움이다. 지금 당장은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강성 지지층을 의식하지만 지나칠 경우 민심의 역풍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권력의 본질은 집중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게 권력이다. 조선 초기 ‘왕자의 난’ 당시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갈등이 상징적이다. 하물며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공존은 불가피하다. MB정부 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박근혜’라는 막강 미래권력과 싸워야 했던 게 대표 사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선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동아DB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선 후 당기를 흔들고 있다. 동아DB

    ‘포스트 이재명’ 노린 발걸음, 내년 지방선거 최대 분수령

    현재권력은 이 대통령이다. 정치적 위상과 권위가 막강하다.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새누리당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민주당 사례를 뛰어넘는다. 현시점에서 민주당의 미래권력 부상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더구나 이재명 정부 극초기라는 점에서 차기 논의는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범여권에서 굳이 꼽아보자면 일단 서너명 정도다. 당 내부에서는 정청래 대표다. 행정부로 넓히면 김민석 국무총리, 범여권으로 확장하면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이 있다. 이 밖에 당 외곽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도 미래권력 후보군이다.

    ‘포스트 이재명’ 타이틀 경쟁에서 가장 앞선 인사는 역설적으로 정 대표다. 대표 취임 이후 구설도 적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다. 적절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강약을 조절했다. 향후 정치 스케줄 또한 나쁘지 않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망은 ‘아주 맑음’이다. 천지개벽이 없는 한 현 상황에서 보수진영의 지방선거 승리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만일 지방선거 압승을 이끌 경우 당대표 연임에 나설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2028년 23대 총선 공천권을 확보하는 실세 당대표다. 

    다만 지나친 자신감은 구설을 만들기도 했다. 이른바 ‘금관 사진’ 논란이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APEC정상회의 준비 상황 점검차 경주를 방문한 뒤 마치 금관을 쓴 듯한 사진을 올렸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찍는 착시 사진의 일종이었다. 단순한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정 대표의 속내가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른 김민석 총리는 정국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대통령중심제 현행 헌법하에서 국무총리가 갖는 구조적 한계다. 이 대통령의 정국 장악력과 디테일이 막강하다는 점에서 실세 책임총리의 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범여권 유력 차기 주자였던 조국 비대위원장은 정치적 상처를 크게 입었다. 8·15 광복절 특사 이후 지나친 광폭 행보에 따른 반발 여론은 물론 강미정 전 대변인의 탈당과 성비위 사태 파장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극단적으로는 차기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정 대표의 정치적 미래는 어떨까. 전문가 평가는 엇갈린다. 김진욱 평론가는 “정 대표의 모든 건 지방선거 성적표에 달려 있다. 내년 6월까지 전력 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전당대회 재도전과 차기 도전이 가능해진다. 현재로서는 범여권에 걸출한 차기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정 대표가 대표 연임에 도전한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신율 교수는 “정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 해도 내년 8월 전대 재도전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내년 민주당 전대는 그야말로 진검승부다. 이재명 정부 4년 차인 2028년 23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나 친명계가 내년 전대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전대 주자를 꼽는 건 무의미하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 대표가 뜻하는 바대로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홍형식 소장은 “정 대표의 정치적 야망은 누가 뭐래도 차기 대권”이라면서 “무엇보다 국민이나 중도층이 아닌 강성 당원의 지지로 지금까지의 정치적 성공을 거뒀다는 자기 확신이 강하다. 다만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본인 특유의 성공 신화에 오히려 발목 잡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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