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호

차기 ‘직행루트’ 경기지사, 이번엔 OOO?!

7개월여 앞으로 다가 온 지방선거, 경기지사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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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10-0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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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권자 지형, 민주당에 유리 … 변수는 ‘확장성’

    • 김동연 20.9%, 추미애 13%, 한준호 7.7% 순

    • 민주당, ‘권리당원’ 지지 받아야 본선 진출 가능

    • 유승민 18.7%, 나경원 8.9%, 안철수 6.8% 순

    • 국민의힘, 정체성 논란 극복하고 전략적 선택할까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인 2026년 6월 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이재명 정부 1년 국정운영에 대한 성적표이자, 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 전초전, 그리고 2030년 차기 대통령 선거 대진표를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동연 경기지사. 국회 사진기자단

    김동연 경기지사. 국회 사진기자단

    특히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새로운 대권 루트로 여겨지는 경기지사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행 헌법대로 다음 대선이 2030년 5월에 치러질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당선한 이는 임기 만료 직전 치러질 차기 대선에 직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역대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경기도지사 선거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동연 지사가 당선했을 만큼 유권자 지형이 민주당에 우호적인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22대 총선 때도 60석이 걸린 경기도에서 민주당은 53석을 확보하며 압승했고, 올해 6‧3 대선 때도 이재명 대통령이 52.2%를 득표했다.

    민주, ‘권리당원’ 선택에 달렸다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이 경기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탓에 내년 경기지사 선거는 본선보다 민주당 경선인 ‘예선전’이 더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역인 김동연 경기지사의 재선 도전 가능성과 함께 벌써부터 여러 여권 인사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9월 24일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국회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 동아DB

    9월 24일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국회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 동아DB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는 경기 하남갑에서 6선에 성공한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다. 9월 27~28일 조원씨앤아이·글로벌리서치가 경기도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 의원은 13% 지지를 얻어 20.9%를 기록한 김동연 지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7.7%를 기록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추 의원이 김 지사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당내 경선 결과는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에서 당내 경선 통과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향력이 커진 ‘권리당원’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며 “당심과 민심의 조화를 꾀하기 위해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당내 경선 때 일정 비율 반영하는데, 무당층과 야당 지지층을 제외한 민주당 지지층 의사만 반영하기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 결과도 권리당원 여론과 비슷한 경향성을 띤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경선에 돌입하게 되면 강성 지지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후보가 본선에 진출할 공산이 높다”며 “현역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가 압도적으로 추 의원을 앞서지 못한 채 경선에 돌입할 경우 당내 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승민 전 의원. 동아DB

    유승민 전 의원. 동아DB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당내 경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유승민 전 의원이 18.7%로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법사위 간사 임명 파동을 겪으며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나경원 의원이 8.9%로 2위를 기록했다. 경기 분당갑에서 4선에 성공한 안철수 의원은 6.8%로 그 뒤를 이었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정체성 논란 딛고 전략적 선택할까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경기도 유권자 지형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전제한 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지지로 본선에 진출한 후보가 확장성이 떨어지고, 맞수로 나설 국민의힘에서 확장성을 갖춘 후보가 나설 경우 박빙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 대표는 “국민의힘 인사 중 상대적으로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인정받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로 나설 경우 해볼 만한 게임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체성 논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국민의힘이 그 같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유 대표는 내년 경기지사 선거가 ‘추미애 vs 나경원’ 구도로 치러질 경우 민주당 우위 유권자 지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다르게 분석했다. 9월 30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추미애 의원이 경기지사에 나온다면 가장 주목을 받는 나경원 의원도 좋은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나 의원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9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동아DB

    9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동아DB

    원내 제3당과 제4당인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경우 현재와 같은 저조한 당 지지율이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 경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 승부를 펼칠 때 스윙보터 구실을 할 득표력을 보여주지 않는 한 존재감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

    다만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은 고향인 부산시장에, 총선 때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경기지사 출마 요구를 받게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당 대표가 앞장서 지방선거를 정면돌파해야 당에 활로가 생긴다”는 당 안팎 여론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현재까지 경기지사 선거 구도는 누가 후보로 나오든 민주당에 유리하다”며 “다만 유승민-안철수-이준석 등 범야권 대선후보급 인사들이 경기지사 선거에 모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경우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뒤 치러지는 내년 지방선거는 중간평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초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요소가 표심에 반영될 공산이 크다”며 “때문에 인물경쟁력이 뛰어나고 중도 확장성 있는 후보가 나설 경우 겨뤄볼 만한 선거 지형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 선출될 경기지사는 곧바로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포스트 이재명’을 향한 대선 전초전 성격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당내 경선과 본선이란 두 관문을 통과해 차기 대선행 직행 티켓을 거머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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