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호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조성, 나노기술원이 나선다”

[인터뷰] 한국나노기술원 이끄는 박노재 원장 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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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5-10-1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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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실리콘반도체 시장에 집중하다 보니 한국은 화합물반도체 투자와 정책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노재 한국나노기술원(이하 나노기술원) 원장 직무대행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나노기술원은 나노기술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관련 사업 발전을 목표로 200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기도청이 경기 수원 광교 테크노밸리에 만든 기관이다. 

    박노재 한국나노기술원 원장 직무대행. 박해윤 기자

    박노재 한국나노기술원 원장 직무대행. 박해윤 기자

    이곳이 한국 화합물반도체 연구의 본산이 된 것은 2006년부터다. 당시 산업계는 물론 학계와 연구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화합물반도체 연구·개발 및 생산 가능한 시설을 목표로 장비를 갖춰나갔다. 이후 조금씩 규모를 늘려 현재는 150대 반도체 연구 장비와 반도체 생산 공장인 팹을 갖추고 있다. 화합물반도체 팹으로 한정하면 국내 최대 규모다. 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 화합물반도체 연구·개발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를 박 대행에게 물었다.

    국내 화합물반도체 기업 대부분 규모 작아

    나노기술원은 국내 화합물반도체 업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화합물반도체 생산 전반의 인프라를 제공한다. 반도체의 원재료가 되는 소재 가공부터 가공된 소재로 만든 부품인 소자 제작과 반도체 제작 및 시스템반도체 개발까지 화합물반도체 생산과정 대부분을 팹에서 해볼 수 있다. 동시에 화합물반도체 제작 공정기술 개발, 인력 양성, 기업 지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한국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이 화합물반도체라는 산업 지원 전반에 나서는 이유가 궁금하다.

    “화합물반도체를 생산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비와 시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화합물반도체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다.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인데 이들이 (화합물반도체) 생산시설을 자체 구축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나노기술원이 나섰다. 연구개발 장비를 갖추고 이를 기업이 쓸 수 있게 개방하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나노기술원 내 연구·개발 인력을 통해 기술 컨설팅과 인력 교육도 하고 있다.”

    한국은 명실상부 실리콘반도체 강국이지만 화합물반도체 기업이나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실리콘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하다 보니 화합물반도체를 지원하지 못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화합물반도체 산업 및 인력 육성에 소홀했던 것이다. 반면 대만, 중국 등 반도체산업 경쟁 국가들은 발 빠르게 화합물반도체 산업에 투자해 왔다. 그렇다고 화합물반도체 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화합물반도체는 인공지능(AI), 6G 등 차세대 ICT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다. 실리콘반도체보다 고속·고주파·고전압·고열 등에 강해 방위산업 및 우주산업에도 각광받고 있다. 국내 화합물반도체 산업이 없다면 이를 전부 수입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나노기술원이)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최근 한국나노기술원이 화합물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시작한 사업이 있다면. 

    “올해 상반기에 ‘나노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은 물론 화합물반도체 관련 기업 재직자들까지 실습형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화합물반도체 전문인력이 부족한 만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 양성에 힘쓸 예정이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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