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대전‧충남‧충북 ‘5곳’ 접전[데이터로 보는 민심]

2026 지방선거, 17개 광역단체장 예측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입력2025-10-2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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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호남 3곳+인천·세종·제주 ‘6곳’ 우세

    • 국민의힘, PK 3곳·TK 2곳·강원 ‘6곳’ 우세

    • ‘내란 심판’이냐, ‘거여(巨與) 견제’냐

    • 임기 초엔 여당 유리, 중후반엔 야당 선전

    • 2026 지방선거, 이재명 정부 첫 중간평가

    • 지방선거 투표율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동아DB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동아DB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첫 중간평가다.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대략 네 가지다. 첫째, 대통령 임기다. 출범 초기일수록 집권 여당이 유리하다. 임기 중후반엔 정권 심판 정서가 커지면서 야당의 승리로 돌아가곤 했다. 둘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다. 높을수록 집권 여당에 유리하고 낮을수록 야당이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민심이다. 국정 안정 여론이 높다면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국정 견제라면 제1야당 국민의힘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넷째, 투표율이다. 높을수록 민주당, 낮을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하다. 지방선거 투표율은 대선, 총선에 이어 전국 단위 선거론 제일 낮다. 대략 50∼60% 안팎에서 움직인다. 60%에 근접할수록 민주당에 유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 선전 가능성이 있다. 

    이 네 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2026 지방선거 결과를 전망해 봤다. 6월 3일 치러진 21대 대선의 지역별 득표율과 최근 발표된 ‘지방선거 결과 기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분석했다. 여론조사와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입소스·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동아DB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동아DB

    2026 지방선거는 ‘내란 심판 vs 거여 견제’

    역대 지방선거 결과도 앞서 살펴본 네 가지 요소에 의해 승자와 패자가 갈렸다. 2014년 6월 4일 치러진 제6회 지방선거는 팽팽한 무승부였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8곳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9곳을 차지했다. 당시 최대 쟁점은 세월호 침몰(2014년 4월 16일)을 둘러싼 책임론이었다. 선거 분위기는 새정치민주연합에 유리했으나 민생 선거를 앞세운 새누리당이 막판 선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1년 4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였으니 비교적 임기 초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새누리당이 117곳에서 이겼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80곳에 그쳤다. 내용상으론 새누리당의 승리로 볼 수도 있는 선거였다.

    2018년 6월 13일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완승이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승리했다. 제주지사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이겼다. 지방선거 직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5%에 달했다. 남북한, 그리고 미국과 북한의 릴레이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여당 쪽으로 넘어갔다. 심지어 투표일 전날인 6월 1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도 했다. 기초자치단체장에서도 민주당은 전체 226곳 중 151곳을 휩쓸었다. 투표율도 60.2%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데이터가 입증된 대표적 선거였다.

    2022년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끝났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서울과 인천·강원·영남 5곳, 충청 4곳에서 이겼다. 민주당은 경기와 호남 3곳, 제주에서만 승리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51%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대선 이후 3개월, 취임 한 달 만에 치러진 선거로 포스트 대선이나 마찬가지였다. 투표율은 50.9%로 두 번째로 낮았다. 가장 낮았던 지방선거는 2002년 제3회 지방선거로 48.9%였다. 두 선거 모두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큰 승리를 거두었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국민의힘에 유리하다는 데이터가 확인된 선거였다.



    2026년 지방선거는 민주당 승리와 국민의힘 선전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 임기 구분으로 보면 민주당이 유리하다. 대통령 임기 꼭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다소 애매한 수준이다. 지방선거 6개월 전쯤인 2025년 10월 3주 이 대통령 지지율은 54%이다.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민주당의 완승을 전망하기엔 높지도 않다. 내년 지방선거 투표율이 관건이긴 하지만 제7회 지방선거 수준에 근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지방선거 민심은 ‘내란 심판 vs 거여 견제’로 볼 수 있다. 내란 심판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높다. 그러나 거여 견제론도 점점 커지고 있다. 내란에 대한 심판이 이미 끝났다는 정서가 확산할수록 내란 심판론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 반면 거여 견제론은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행보에 따라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캄보디아 사태’도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악재다. 실종된 한국인들의 안전이 확인되는 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경기·대전·충남북은 팽팽한 접전 

    서울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6·3대선 득표율은 이 대통령이 47.13%로 김문수 후보(41.55%)를 여유 있게 앞섰다. 그러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9.94%로 만만치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자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보수 성향인 이 후보 지지층 일부가 국민의힘 후보 쪽으로 옮아갈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에선 결과가 엇갈렸다. 입소스에선 여당이 유리한 것으로 나온 데 비해 한국갤럽에선 치열한 접전 양상을 나타냈다. 

    서울시장 후보군으론 민주당에선 ‘필승 카드’ 적임자 찾기가 과제다. 김민석 국무총리,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에 필적할 만한 후보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최종 변수론 개혁신당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여부다. 개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내고 완주한다면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할 수 있다. 

    경기와 인천은 다소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6·3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인천과 경기 모두 과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안팎에서 경합하고 있다. 인천은 민주당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의 지난 대선 인천 득표율은 51.67%였다. 내년 지방선거에선 이 대통령 지역구였던 계양구을 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인천이 이 대통령의 정치적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은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에게 다소 유리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6·3대선에 이 대통령은 경기도에서도 과반(50.20%) 득표했다. 그만큼 민주당 우세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엔 야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입소스와 한국갤럽이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에서 경기도는 여야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경합하고 있다. 물론 이 조사는 인천과 경기도가 포함됐다. 인천은 민주당 강세이고, 경기도에선 상대적으로 야당 흐름이 양호하다. 여야 양자 구도가 형성되면 접전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경기도는 어떤 인물이 후보로 나설지가 최대 포인트다. 민주당에선 김동연 지사 외에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야당에선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경쟁력 있는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만약 이렇게 여야 인물 구도가 만들어지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 인천·세종·호남 3·제주…6곳 우세 가능성

    충청권 네 곳 중 세종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의 세종 득표율은 55%를 넘었다. 여론조사에서 충청의 결과는 광역단체 4곳이 묶여 있다. 다만 지난 대선 이 대통령 득표율, 그리고 2024년 총선 결과 등을 고려하면 세종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전·충북·충남은 지난 대선에서 미묘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 득표율은 47∼48% 사이를 오갔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득표율 합은 52% 안팎이었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선 세 곳 모두 민주당이 이겼던 곳이다. 추세 전환인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여야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입소스 여론조사에선 여당의 선전 가능성이 높게 나왔지만, 한국갤럽에선 여야 박빙 구도로 나타났다. ‘모름·응답 거절’도 30%로 매우 높은 편이라 여당의 우세를 점치기엔 다소 이르다.

    특히 충남은 6·3대선에서 이 대통령과 김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4.42%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준석 후보의 대전 득표율은 8%였다. 충남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충북에서도 이 대통령의 득표율 47.47%에 그친 것에 비해 김 후보 43.22%, 이 후보 8.22% 등으로 선전했다. 국민의힘은 충청 4곳에서 현 단체장 재출마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내 도전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물밑에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직 선두 주자는 안갯속이다. 충청은 개혁신당 행보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부·울·경도 주요 관심 지역 

    부산·울산·경남도 주요 관심 지역 중 하나다. 특히 부산은 여권이 탈환을 벼르고 있는 전략 지역이다. 출마 가능 후보군도 풍부하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입각 때부터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전 장관 주도로 해양수산부 이전은 확정됐고, HMM 본사 이전 추진도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도 여러 차례 부산을 찾았는데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출신 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도 유력 출마 후보군이다. 이 밖에 박재호·최인호 민주당 전 의원, 김영춘 전 해수부 장관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의 재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당내 도전자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힘 선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갤럽에선 ‘여당 기대’가 다소 앞서 있지만 ‘모름·응답 거절’이 31%로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표심과 다를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부산은 여권의 기대와 달리 국민의힘 우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대선 이 대통령의 부산 득표율은 40.14%에 그쳤다. 당시 일부 여론조사에선 이 대통령 지지율이 1위로 나오기도 해서 고무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선거 결과는 되레 보수 결집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추세는 2024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열세를 보이자, 부산은 역결집 현상을 나타낸 것이다. 김 후보의 대선 득표율은 과반을 차지했고, 이준석 후보도 7.55%를 득표했다. 입소스와 한국갤럽 여론조사 흐름은 부산의 만만치 않은 보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충청과 마찬가지로 부산은 여론조사에서 울산·경남과 묶여 있다. 

    국민의힘, PK 3·TK 2·강원…6곳 우세 가능성

    경남은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다. 김 위원장은 경남지사를 지내기도 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바닥 민심은 민주당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지난 대선 경남 득표율은 39.40%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비해 김 후보는 51.99%, 이 후보는 7.47% 등이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의 울산 득표율은 42.54%로 세 곳 중에서 가장 높았다. 김 후보와의 격차도 약 3%포인트로 크지 않았다. 다만 보수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준석 후보 득표율은 8.51%로 세 곳 중에서 가장 높았다. 울산은 민주당이 세 곳 중 상대적으로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아직 당선권까진 격차가 있어 보인다.

    李 지지자 11%·與 지지자 9%는 野 후보 당선 기대

    강원과 제주는 여론조사 표본의 크기가 작아서 여론조사 수치는 인용하지 않겠다. 다만 지난 대선 득표율로 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큰 변화 없이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은 강원에서 43.95%로 김 후보(47.30%)에 뒤졌다. 이 후보는 7.70%를 득표했다. 이 대통령은 제주에서 54.76%로 김 후보(34.79%)를 압도했다. 이 후보의 제주 득표율은 8.84%였다. 내년 지선에서도 강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제주에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 강원·제주는 개혁신당의 후보 공천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 호남 3곳은 민주당, 대구·경북 2곳은 국민의힘의 우세가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갤럽 10월 3주의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에 대한 여론조사는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자 중 11%는 야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 중 9%도 야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28%에 달하는 무당층 중 16%가 여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한다고 응답한 데 비해 야당은 35%나 됐다. 31.9%인 중도층에서도 여당 38%, 야당 39%로 팽팽하게 맞섰다. 전체에선 여당 후보 당선이 39%, 야당이 36%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이번 조사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 국민의힘은 25%로 양당 사이의 격차가 비교적 컸다. 그러나 정당 지지율과 별개로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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