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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박진만, 같은 듯 다른 ‘PO 믿음의 야구’
김경문 한화 감독의 야구는 흔히 ‘믿음의 야구’로 표현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 부진한 이승엽을 끝까지 4번 타자로 기용한 것이 마지막 결승전에 적중하며 올림픽 금메달 신화로 이어진게 시작이었다. 사실 김경문 감독은 프로에서도 두산, NC, 한화를 지휘하며 역대 세 번째 프로 통산 10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까지 커리어로 증명된 베테랑을 인정하고, 뛰어난 재능이나 투지를 가진 기대주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는 이른바 ‘믿음의 야구’를 펼쳐왔다.2025년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신·구 사령탑 대결은 ‘믿음의 야구’라는 틀에서 비슷한 결을 보인다. 김경문 감독의 플레이오프에서 문동주의 활용법을 보면, ‘믿음의 야구’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문동주를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낙점한 것도 길게는 한국시리즈까지 내다본 한 수였다. 올해 확실한 한화의 토종 에이스를 올라선 문동주의 존재감을 인정한 결정이었다.부진한 ‘젊은’ 마무리 김서... -
‘몰랐다’ 폰세 항변은 상식 밖··· 하지만 ‘K-피치 클록’ 1년 차의 한계도 없지 않다
지난 18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 한화 코디 폰세와 삼성 구자욱 사이 ‘피치 클록’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구자욱은 폰세가 지나치게 시간을 끈다고 항의했고, 폰세는 구자욱이 이미 2차례 타임 기회를 다 썼는데 다시 타임을 불렀다고 맞받았다. 피치 클록 이슈는 21일 대구 3차전에서 다시 불거졌다. 삼성 강민호가 제한 시간 안에 타격 준비를 마치지 않아서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결국 ‘2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흘 사이 피치 클록 촌극만 2차례 나왔다.KBO리그는 올해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했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있을 때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시간을 넘기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된다. 타자는 제한 시간 8초 전까지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21일 3차전 강민호처럼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다. KBO리그는 정규시즌 개막 직전인 지난 3월 세부 규정을 추가했다. 투수가 피치 클록 잔여 시간을 이용해 고의로 경기... -
‘간 큰’ 2000년대생들, 가을 무대 휘어잡았다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큰 무대에서 주눅들 법도 한 막내급 선수들이 거침없는 타격과 괴력의 투구로 명승부에 기여하고 있다.김영웅(22·삼성)은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부침을 겪으며 타율 0.249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김영웅의 타격감이 가을에 만개했다. 한화의 1~3선발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이 차례로 선발 등판한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김영웅의 타율은 0.600, 10타수 6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과 한화 타선을 통틀어 가장 높은 타율이다.21일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활약이 하이라이트였다. 김영웅은 4회 베테랑 류현진의 초구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때려 역전 3점 홈런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김태훈에게도 솔로 홈런을 허용해 총 4실점하고 강판당했다. 김영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팀이 위에서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올해는 우리가 치고 올라가는 상황이어서 정규시... -
한화, PO4 베스트 시나리오 본다…‘정우주 선발’ 9월29일 LG전
프로야구 한화가 정규시즌 마지막 주에 한국시리즈 직행 꿈을 다시 꿨던 것은 9월29일 대전 LG전 승리 덕분이었다. 선두이던 LG 선발 마운드에 베테랑 우완 임찬규가 예고된 가운데 한화는 전날 비로 경기가 순연되며 등판하지 못한 에이스 폰세 카드를 집어넣고 올시즌 신인 정우주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잘 되면 좋지만 혹여 결과가 나빠도 ‘본전’이라는 계산 속에 내놓은 결단이었다.그날 정우주는 평균구속 151.8㎞의 포심패스트볼을 무려 68% 비율로 앞세우며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5이닝 8안타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던 임찬규를 이겨냈다. 투구수 53개로 삼진 3개를 빼앗고 1안타에 몸 맞는 볼 1개만 내줄 만큼 피칭 내용도 깔끔했다.한화는 지난 21일 시작한 플레이오프 3,4차전이 이어지는 대구 시리즈에서 도박 같은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류현진이 선발로 나온 3차전에서 불펜투수로 문동주에게 4이닝을 맡기면서 5-4로 진땀승을 이끌었다. 3차전을 놓쳤... -
수석코치도 투수코치도 없는 키움, 강병식·김수경 등 ‘히어로즈 출신’ 코치진 영입 초읽기
키움이 ‘히어로즈 출신’ 지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키움 구단은 이달 말 시작하는 마무리캠프 전까지 코칭스태프 인선을 완료할 예정이다.현재 키움 코치진에는 빈자리가 많다. 1군 수석코치와 투수코치, 2군 감독과 투수코치가 없다. 정상적인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다.지난 7월 윗선 물갈이가 촉발한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코치진에 공석을 여럿 만들었다. 전반기 종료 직후 홍원기 전 감독, 고형욱 전 단장과 함께 김창현 수석코치가 경질됐다. 키움은 수석코치 없이 후반기 경기를 치렀다. 2군을 지휘하던 설종진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으며 2군 감독도 공석이 됐다. 오윤 1군 타격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 타격코치와 감독대행을 겸했다.그 이후에도 코치진 이탈이 이어졌다. 정찬헌 2군 투수코치가 8월 직을 내놨다. 지난해부터 1군 투수코치를 맡았던 이승호 코치는 지난 20일 NC로 팀을 옮겼다.정식 감독도, 수석코치도 없는 채로 어수선한 후반기를 보냈다. 설종진 키움 감... -
훈련 시설 보고 싶다고 해 선수들 다 내보냈는데···2년 전 ‘오타니 영입전’ 패배 후유증 아직 남은 TOR, 더 특별할 다저스와 WS
오는 25일 막을 올리는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는 ‘오타니 쇼헤이 더비’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2023년 12월 다저스와 토론토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였던 오타니를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10년 7억 달러를 부른 다저스가 영입전에서 승리했다.당시 토론토는 오타니 영입전에서 패해 큰 후유증을 앓았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도 토론토 관계자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MLB닷컴은 22일 토론토가 2년 전 오타니 영입을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고 애를 써서 구애했는지를 보도했다. MLB닷컴은 “오타니 영입전에서 패한 것은 토론토 구단 역사에서 큰 비극으로 남아있다”며 “지금은 오타니를 향한 적개심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고 소개했다.MLB닷컴이 소개한 2년 전 토론토의 노력은 그야말로 처절했다.당시 토론토는 오타니가 비공개로 미국... -
불방망이 얼린 문동주 “절대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속도보단 제구에 집중”
‘불펜 투수’ 문동주(22·한화)가 플레이오프를 지배했다. 강속구를 무기로 정규시즌 11승(5패)을 쌓은 ‘선발 투수’ 문동주는 포스트시즌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라 훨씬 위력적인 투구로 상대 타선을 제압하며 1승 1홀드를 올렸다.정규시즌 막바지였던 지난 9월20일 KT전에서 김경문 한화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문동주를 불펜으로 써봤다. 당시 문동주는 3이닝 동안 전력투구를 해 개인 최고 구속 161.4㎞를 찍었다. 상대 타자였던 KT 안현민은 “죽일 것처럼 던지더라. 무서웠다”고 했다.불펜으로서 위력이 배가된다는 점이 확인된 문동주는 플레이오프에서 팀이 승리를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상황에 등판해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당시 최고 구속이 시속 161.6㎞, 개인 최고 기록을 또 경신했다. 올해 KBO리그 최고 구속이다.21일 시리즈 1승1패... -
이승엽, 요미우리 가을캠프 코치로···“29일부터 임시코치 활약”
이승엽 전 두산 감독(49)이 일본에서 활약했던 요미우리의 가을 캠프 임시 코치를 맡는다.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2일 “요미우리가 29일부터 자이언츠타운 스타디움과 자이언츠 구장에서 실시하는 가을 캠프에 ‘구단 OB’ 이승엽이 임시 코치를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이승엽은 요미우리 시절 함께 뛰었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의 부름을 받고 가을 캠프에서 친정팀 후배를 지도한다.이승엽은 지난 6월 두산 감독에서 자진 사퇴했다. 야구 예능프로그램에서 감독을 맡다가 2023년부터 두산을 지휘한 이승엽은 첫해 5위, 지난해 4위 성적을 냈지만 2년 연속 ‘가을 야구’ 첫 관문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는 하위권을 맴돌다 구단과 결별했다. 두산은 20일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이승엽은 2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며 홈런왕 및 KBO MVP 5회 수상, KBO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한국시리즈 4회 우승, 일본시리즈 2회 우승 등의 커리어... -
‘가을사나이’ 스넬, WS 1차전 선발 출격···로버츠 감독, 4차전 유력 오타니 극찬 이유는?
LA 다저스 ‘가을 사나이’ 블레이크 스넬(33)이 월드시리즈(WS) 1차전 선발로 출격한다.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2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WS 1차전에 스넬이 선발로 나서고, 2차전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등판한다”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3차전 이후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전했는데, 3차전 타일러 글래스나우, 4차전 오타니 쇼헤이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다저스의 WS 2연패 도전 서막을 열 투수로 스넬이 낙점됐다. 가을에 유독 강했던 스넬이 올해 역시 가을 사나이로 존재감을 제대로 나타내면서 중책을 맡았다.스넬은 메이저리그 통산 222경기(1158이닝) 81승 62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한 베테랑 좌완 에이스다. 탬파베이에서 뛰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샌디에이고에서 뛰던 2023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특급 에이스다.올해 정규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스넬은 11경기(61⅓이닝) 5승 4... -
‘오타니 대 블게주’ WS 대격돌, 막는 쪽이 이긴다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가 가을 마지막 무대에서 정상 격돌한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토론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방망이에 잔뜩 불이 붙었다. 누가 이들을 더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월드시리즈(WS) 승자가 갈린다.오타니는 지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선발 투수로 6이닝 무실점, 타자로 홈런 3방을 때려냈다. MLB 120년 역사를 통틀어도 전례가 없는 충격적인 활약이었다. 그전까지 내내 부진했지만, 4차전 1경기 활약으로 오타니는 NLCS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오타니가 NLCS 4차전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토론토는 시리즈 내내 악몽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토론토는 선수 구성상 오타니를 상대로 특히 더 취약하다. 앞서 다저스를 상대했던 필라델피아와 밀워키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좌완 투수들을 총동원해 오타니를 막으려 했다. 실제로 효과도 거뒀다. NLCS 4차전 대활약 전까지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