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톤 빌라, 유럽대항전서 정치 메시지 금지 경고

입력 : 2025.10.22 07:15 수정 : 2025.10.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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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비 텔아비브 팬들. 게티이미지

마카비 텔아비브 팬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가 다음 달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마카비 텔아비브전(11월 6일)을 앞두고 팬들에게 정치적 상징이나 메시지, 국기 등을 경기장에 노출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빌라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안내문에서 “정치적 메시지나 깃발을 드러내는 행위는 UEFA 규정 위반으로, 즉시 퇴장 및 경기장 출입 금지 조치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 구단 마카비 텔아비브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원정 티켓 배정을 거부한 가운데 나왔다. 영국 정부는 해당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이스라엘 팬들의 입장을 허용하기 위한 경찰 경비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톤 빌라와 마카비 텔아비브 간 경기 논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유럽 전역에서 확산된 정치적 긴장과 반유대주의 정서가 축구장으로 번진 결과다. 영국 경찰은 폭력과 혐오범죄 가능성을 이유로 이 경기를 ‘고위험 경기’로 분류하며 마카비 팬 입장을 제한했고, 이에 마카비 구단은 안전을 이유로 스스로 원정 티켓을 포기했다. 이번 경기가 고위험 분류는 버밍엄의 약 30%가 무슬림 인구로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충돌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경찰 결정에 대해 “결정은 잘못됐다”며 철회를 요구했고, 문화장관 리사 낸디 역시 “세계적으로 반유대주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현지 의원 일부는 “치안 우려가 현실적”이라며 경찰 판단을 지지했다.

빌라는 이번 경기의 입장권을 기존 구매 이력이 있는 팬에게만 판매하고, 빈 원정석에는 판매를 중단했다. 클럽은 “티켓 재판매도 금지된다”며 팬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마카비는 “우리 팬들에 대한 거짓된 혐오 서사와 독성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카비는 성명에서 “팬의 안전이 최우선이며, 이번 결정은 증오에 기반한 현실 왜곡에 대한 방어”라고 밝혔다.

BBC는 “이번 사태로 인해 이스라엘팀 관련 경기가 잇따라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가운데, 영국의 경기 안전 정책과 UEFA의 중립성 원칙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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