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성인 척 메시지…알고보니 캄보디아 ‘전신 문신남’

입력 2025.10.22 (21:02) 수정 2025.10.22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캄보디아의 사기 범죄 현장 중 한 곳을 저희 취재진이 추적 끝에 찾아냈습니다.

이른바 로맨스 스캠, 연애 빙자 사기를 벌이던 장소입니다.

피해자와 대화하며 돈을 뜯어낸 사람은 여성도 아니고, 연예인 지망생도 아닌, 문신투성이 남성이었습니다.

배지현 기자가 현지에서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면 한구석에 익숙한 메신저 프로그램이 보입니다.

대화 상대는 '비공개 남자'로 표시됩니다.

어렴풋이 '오빠'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모르는 남성에게 메신저로 다정하게 말을 거는 이 사람, 온몸에 문신을 한 '로맨스 스캠' 범죄 조직원입니다.

이들은 사진을 도용해 여성인 것처럼 속이고, SNS 등을 통해 피해 남성에게 접근합니다.

60대 남성 A 씨도 돈을 달라는 요청에 넘어가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4천만 원을 모두 날렸습니다.

[A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오빠 내가 있으니까 믿으라'고. (경찰에) 신고하겠다 했더니 '오빠 신고하지 말고 나만 믿으라고'."]

이들은 조직 전체를 연예 기획사로 둔갑시켜 연예인 지망생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습니다.

의심을 피하려 세무서장 직인이 찍혀있는 위조 사업자 등록증까지 내보였습니다.

20대 남성 B 씨도 같은 수법에 당해 5천만 원가량을 뜯겼습니다.

[B 씨/'로맨스 스캠' 피해자/음성변조 : "(빚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자살 시도한 적도 한 번 있었고요. 공황장애 같은 게 생겨가지고 막 손 덜덜 떨고…."]

KBS는 이들의 근거지가 프놈펜 외곽 지역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추적에 나섰습니다.

스캠 조직이 사용하던 사무실 건물입니다.

밖에서 안쪽을 볼 수 없게 높은 철문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지금은 경비원도 없이 철문에 자물쇠만 덩그러니 달려있습니다.

[스캠 사무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이 지역에서 한국인들을 봤나요?) 네. 한국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거의 떠나서 안 보여요."]

KBS는 피해 제보를 접수한 뒤 지난 3월 수사기관에 알렸고, 현재 이들 조직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 홍성백 정준희/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