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간호사 ‘태움’…“70%가 대응 포기”

입력 2025.10.13 (21:47) 수정 2025.10.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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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해 전 선배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신입 간호사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렇게 간호사들 간에 교육을 명목으로 후배를 모욕하고 괴롭히는 속칭 '태움' 문화가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실태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형 병원 1년 차 간호사.

작은 실수에도 선배에게 욕설을 듣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합니다.

[1년 차 간호사/음성변조 : "'이런 것도 모르냐, 언제까지 알려줘야 하냐' 주변 동료들은 우울감을 계속 호소하시기도 하고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간호사 선후배 간의 괴롭힘 악습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에서 '태움'이라고 불립니다.

괴롭힘을 당하던 간호사가 사망한 사건도 알려진 것만 2018년부터 3건입니다.

대한간호협회 실태조사 결과 간호사 절반 이상이 여전히 직장 내 인권침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30% 이상이 최근 1년간 10건 이상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습니다.

피해 유형 별로는 폭언과 갑질이 가장 많았고, 성희롱·성폭력도 13%에 달했습니다.

가해자는 선임 간호사, 의사 순이었습니다.

피해자 10명 중 7명은 신상 노출과 보복이 두려워 대응을 포기했습니다.

[간호사/음성변조 : "바로 간호 부서장이나 이렇게 말씀이 올라가는 시스템이어서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또 타겟팅이 되거나 이런 것 때문에."]

만성적인 인력난도 간호사들 사이의 인권침해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태움으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는 환자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서미화/국회 보건복지위원/더불어민주당 : "(간호사)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보건의료 인력 지원센터가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난해 제정된 간호법은 간호사 인권침해를 금지하고 의료기관장의 예방 조치를 의무화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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