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연 2.50%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음 금리 인하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1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2월과 5월에도 금리를 낮췄다. 이후 7월과 8월에 이어 이번까지 3회 연속 동결이 이어졌다. 이로써 한미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증권가는 집값과 환율 불안이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아닌 정부 대책 효과 확인을 조건으로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점에서, 부동산 조건부 인하 신호를 보냈다"면서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11월 인하"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다수 금통위원이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0.25%포인트 인하로도 중립금리 수준을 밑돌지 않기 때문에 11월 인하가 현실적"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시장과 환율 변동성이 빠르게 안정된다면 11월 인하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한미 통상협상 타결 등으로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11월 0.25%포인트 인하 후 내년 동결 시나리오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실질 기준금리는 약 0.4%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11월 인하 후 한 차례 추가 인하도 가능성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가·금융 안정, 미 연준의 인하 기조,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맞물려야 한다"고 풀이했다.
반면, 일부는 인하 시점이 내년 1분기 또는 상반기로 미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내수 회복세와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 주식시장 강세 등이 한은의 속도 조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11월 인하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만, 연내 동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며 "경기 펀더멘털과 부동산 심리를 고려하면 한 달은 한은이 방향을 전환하기에 짧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다시 집값이 오르면서 연내 인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11월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금융 안정 차원의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하 시점은 내년 1분기로 미뤄질 전망"이라며 "정부의 강도 높은 수요 억제 정책을 감안하면 한은이 11월까지는 정책 공조 차원에서 동결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 기조는 지속되겠지만 부동산 우려로 동결 요인이 우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