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지난 5월 코스피 상장 이후 ‘K-뷰티 성장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달바글로벌이 하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다. 지난 2분기부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데다 갈수록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 ‘미스트’(피부가 건조할 때 수분 공급을 위해 뿌리는 화장수)에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의 최근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올해 3분기 달바글로벌의 실적이 기대치보가 낮을 것으로 줄줄이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바글로벌에 대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8만5000원에서 24만원으로 15.8% 하향 조정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달바글로벌 연결 매출액은 12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7% 하회할 전망"이라며 "국내와 일본 비수기 영향으로 매출이 각각 전 분기 대비 14.2%, 10% 감소했고 공격적 마케팅 집행으로 수익성이 다소 아쉬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달바글로벌 투자자들의 실망이 커진 상태"라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섹터 순환매 등에 따라 화장품 섹터에 대한 시장 관심이 줄어들면서 달바글로벌의 주가는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달바글로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1186억원, 영업이익은 40% 늘어난 1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실적이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라는 것이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많이 늘어났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전반적으로 약세"라며 "B2B(기업 간 거래) 매출 비중도 지난 2분기 36%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마케팅비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바글로벌은 지난 5월 코스피 상장 후 주가가 승승장구하며 K-뷰티의 저력을 보여왔다. 6만원대로 시작한 달바글로벌 주가는 한때 24만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 14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달바 실적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달바의 최대 강점이자 상징이던 미스트가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달바글로벌은 전체 매출의 약 50%를 미스트 단일 품목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미스트 품목의 매출액은 575억원으로 전체의 50.5%를 차지했다.
얼굴이나 피부에 가볍게 뿌리는 분사형 스킨케어 제품인 미스트는 단순 기능성 제품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언제든지 후발 경쟁제품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스트 의존도가 큰 달바글로벌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어느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달바글로벌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근 3년 간(2023년~2025년 1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0.4%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 달바글로벌의 실적이 향후 반등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마케팅·채널 전략을 오는 4분기 소비 성수기에 집중할 전망"이라며 "4분기부터는 아세안·북미·유럽 등 해외 채널을 중심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도 "올해와 내년에 달바글로벌의 매출·영업이익이 각각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실적 성장 잠재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형 연구원은 "K-뷰티 기업들의 수출 성장 모멘텀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