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재산 분할' 파기환송…최태원 "법원 판단에 제가 할 말 없어"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10.16 18:20 / 수정: 2025.10.16 18:20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까…글로벌 리더 모임 참석차 미국 출장
출국 전 취재진 만나 "경제 기여할 수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미국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미국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강서구=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열린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재산 분할 부분이 파기환송된 것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55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법원 판단에 대해 제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이날 오전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대법원은 최 회장이 재산 분할로 노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항소심 판결에 법리 해석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이에 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위기를 겪지 않게 됐다. 천문학적인 재산 분할액이 확정된다면 지분 매각 또는 거액의 대출 등이 필요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SK그룹을 향한 오해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항소심이 1조3808억원의 재산 분할액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노태우 비자금'이 SK에 흘러 들어갔다고 봤고, '노태우 비자금'과 '6공 특혜'가 마치 SK그룹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비친 측면이 있었다.

이날 대법원은 '노태우 비자금'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금이 SK에 지원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를 노 관장의 재산 기여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은 "항소심의 여러 가지 법리 오류, 사실 오류를 시정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비자금 등 노태우 정권이 SK 성장을 지원했다는 부분에 대해 대법원이 부부 공동재산 기여로 인정하는 건 잘못이라고 명확히 선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각의 억측 또는 오해가 추후 해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그간 최 회장은 이혼 소송과 관계없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갔다. 이날 미국 출장에 나선 것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글로벌 리더 모임에 참석하기 위함이다.

모임에는 최 회장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함께한다. 이들은 손 회장이 추진하는 거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접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에 모이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골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그룹 총수들의 미국 방문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는 시점과 겹친다. 이에 총수들도 정부의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최 회장은 '마러라고에서 어떤 의제를 논의할 것인가' 등 미국 출장과 관련한 질문에는 "경제 현안이 상당히 많다. 우리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출장 이후, 이달 말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 행사 준비에 매진한다. 경제단체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은 APEC 기업인 행사인 CEO 서밋의 의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12일 APEC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중국 정부·재계의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의 중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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