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김기범 기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1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도피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에 '호주대사 범인도피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전 비서관은 회색 정장에 넥타이는 매지 않았으며 조사 예정 시간보다 이른 시간에 왔지만 취재진을 피하려는 듯 다급한 걸음걸이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비서관은 취재진의 '이종섭 장관의 호주대사 내정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였나', '이 장관이 공수처에 고발된 걸 알면서 내정한 건 문제 된다고 생각 안 했나', '대통령이 이 장관 임명 절차를 보고받았나' 등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고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 고생많으십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출국금지 상태이던 시기에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법무부는 나흘 뒤엔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임명 7일 만에 돌연 출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그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같은달 28일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참석 명분으로 귀국했으며 이튿날인 29일 사임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기 위한 인사검증 절차가 진행될 당시 대통령실 인사 사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지난 8월 이 전 비서관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작년 1월까지 대통령의 인사 사무를 보좌하는 인사비서관을 지냈으며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기 위한 인사 검증 절차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대통령실 의중과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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