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0분 넘게 바다와 사투 벌였는데…해경 간부는 "구조선 출동할 필요 있겠나"
등록: 2025.09.15 오후 21:27
수정: 2025.09.16 오전 11:27
[앵커]
고 이재석 경사는 바다 위에서 30분 넘게 버티다 숨졌습니다. 사투를 벌이던 이 경사의 모습은 당시 드론 영상에도 포착됐지만, 관할 파출소 간부는 구조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지원이 필요하냐는 상황실장의 질문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한 걸로 저희 TV조선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구자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넓은 바다 위 작은 흰점 하나, 드론 영상에 잡힌 이재석 경사의 생전 모습입니다.
체력을 아끼려는 듯, 누운 자세로 다리만 움직이며 바다와 사투를 벌입니다.
이를 목격한 드론 조종사는 새벽 3시 9분 해경에 "바다에 떠 있는 경찰관이 위험하다"고 신고합니다.
이 경사가 "구조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줬다"는 내용으로 관할 파출소 팀장에게 마지막 무전을 보낸 지 12분 만이었습니다.
이 경사는 새벽 3시 27분, 드론에 포착된 이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는데, 필사의 30분 동안 해경이 한 대응이라곤 직원 2명을 사고 현장 인근으로 보낸 게 전부였습니다.
유가족
"모든 게 다 틀려먹었습니다. 거기서 (드론으로) 찍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그 위치로 갔어야죠. (구조선) 투입을 시켰어야죠."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이 경사가 고립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받은 해경 상황실장이 파출소 팀장에게 구조선 등의 투입 필요성을 물었지만, 해당 파출소 팀장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는 취지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동료 해경
"(새벽 3시) 복귀하고 나서도 고 이재석 경사가 뭐 어디를 나갔는지 어떤 상황이 있는지에 대해서 듣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경사가 위험하다는 내용의 상부 보고는 이 경사가 드론 화면에서 사라진 새벽 3시 반에야 이뤄졌고, 구조 헬기는 4시가 넘어서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TV조선 구자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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