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3일 중국 베이징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동북아에서 북중러 3자 구도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에 맞서온 한미일 협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BBC는 “김 위원장 초청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정학적 우위를 과시하려는 신호”라며 “시 주석이 김정은과 푸틴에 대해 트럼프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깜짝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곧바로 시 주석의 초청을 수락한 것은 푸틴·시진핑과 함께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방중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톈안먼 성루에 선 것은 1959년 김일성 주석 이후 71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푸틴은 물론 이란, 인도네시아 등 반(反)미 성향 국가 정상들과 나란히 서며 외교적 정통성을 과시했다. BBC는 “최근 북러 밀착으로 북중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김정은의 참석으로 불식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은을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열병식은 미국이 가장 반대하는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직접 소통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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