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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맞서겠다고 마음먹자 당황한 건 상대방이었다
1019년 1월. 겨울밤의 매서운 바람이 수도 개경(현재의 개성)을 둘러싼 성곽에 휘몰아쳤을 때, 분명 스물일곱의 청년 임금은 바람과 맞서고 있었을 것이다. 고려 8대 임금 현종은 바람을 맞으며 성곽 밖, 겨울의 어
2023.11.19. -
무신 최충헌은 왕에 오르지 않았나, 못했나
1170 년에 시작해 1270 년에 끝난 고려의 무인정권은 고려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사건이다 . 무신이 정권을 잡고 국정을 이끌었다 . 반란과 역모가 빈번했고 , 역적은 들끓었다 . 난세라 부르는 시대였고 출세와
2023.11.02. -
명분 없으면 자충수…이재명 영장과 경종 노론의 교훈
왕은 즉위하자마자 고립됐다. 1720년 음력 6월. 아버지 숙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경종은 걸어온 길만 따지면 ‘준비된 국왕’이었다. 세 살에 왕세자에 올라 29년간 차기 후계자로 교육받았다. 숙종 재위 말년
2023.10.10. -
윤석열 대통령은 현종의 현명함 배울 수 없나
1659년. 선왕 효종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왕위에 오른 열여덟살의 임금 현종은 첫 정치 현안으로 ‘상복을 입는 기간’을 정해야 했다. ‘예송논쟁’(기해예송·갑인예송)의 시작이다. 자식(
2023.09.13. -
윤 정부, 카르텔 ‘저격’보다 “왜?” 물어야 진짜 개혁된다
“정치의 제도와 기강을 바로잡고, 이익을 일으키고 해로운 것을 없애어 이 나라 백성으로 하여금 즐겁게 사는 마음을 품게 한 것은 그의 힘이 컸다.” 조선 초기 태조와 태종 때 정승직을 지낸 조준이 죽은 1405년 음
2023.08.22. -
지도부 ‘책임 회피’ 일상되면 국가는 무너진다
1910년 9월10일.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의 한 저택. 중년의 남자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는 막 아편을 탄 술을 스스로 먹고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남자는 곁에 있던 동생에게 말했다. “세상일이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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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깨알 리더십’, 조선 몰락에 영향… 윤 대통령은?
“왕은 성인(聖人)이셨다.” 1800년 음력 10월, 이조참판 윤행임은 그해 여름 사망한 국왕 정조에 대한 묘지문을 지으면서 최종적으로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당대 사람들이 정조를 어떻게 봤는지 알게 해주는 기록이다
2023.06.28. -
민주당, 역사에서 배우는 ‘결정적 경험 극복하지 못하면’
1519년 음력 11월15일 밤. 조선왕조 제11대 임금인 중종은 승정원 몰래 경복궁의 북문 신무문을 열었다.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이 들어와 왕과 논의한 뒤 조정을 좌지우지하던 조광조와 그의 당여를 숙청하기로 했
2023.06.07. -
“마, 이게 정치다” 노련한 밀당으로 개혁 이룬 김육
“한밤중에 자리에 누워 있다가도 그의 죽음을 생각하면 마치 나라의 기둥을 잃은 듯하다.” 1659년 윤삼월. 국왕 효종은 신하들과 대화하다 반년 전 죽은 김육(金堉)이라는 신하를 떠올리며 슬퍼했다. 왕의 굳건한 믿음
2023.05.16. -
도감청 의혹…대국의 ‘모욕’에 ‘국가의 자존심’ 어떻게 내보일까
서기 660년 7월11일(음력). 김유신이 이끄는 신라군이 백제 수도 사비성(충남 부여군) 남쪽 당나라군 진영에 도착했다. 신라군은 백제 계백 장군이 이끌던 결사대 5천 명을 뚫고 온 직후였고, 당나라군은 기벌포(충
2023.04.18. -
최측근으로만 채우면 이렇게 된다
1398년 음력 8월26일. 태조 이성계는 ‘삼봉 정도전이 왕자를 죽이려다 계획이 누설되어 죽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다. 정안군 이방원의 시각으로 작성된 ‘제1차 왕자의 난’ 보고서였다. 모든 것이 끝나고 왕의
2023.03.25. -
“줄곧 이기려고 하면 온 조정이 다 빌 것” 정인홍이 민주당에 남긴 교훈
1611년 3월(이하 음력). 여든이 다 돼가는 시골의 한 선비가 올린 상소가 조선 조정에 접수됐다. 상소를 읽은 국왕 광해군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정 내에는 상소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이후 승정원과 양
2023.03.04. -
조광조도 피하지 못한 ‘내로남불’…윤석열 정부도?
“조광조는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다. …나도 그 사람을 조금은 아는데 그 마음이 곧지 않다.” 1519년 12월16일(이하 모든 날짜는 음력) 기묘사화로 몰락한 조광조 일파의 형량을 논의하는 회의에 참석한 신하들은
2023.02.14. -
흐릿한 윤 대통령… 권력의 언행은 명확해야 한다
1403년 6월3일. 경상도에서 세곡(세금으로 걷힌 쌀)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漕運船) 34척이 침몰했다. 기록은 “죽은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고 썼다. 관리가 생존자 수색을 벌이다 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
2023.01.21. -
공직자여, 정몽주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아라
14세기 말 여말선초(麗末鮮初)를 다루는 사극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몽주는 ‘충’(忠)의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이 몸이 죽고 죽어”로 시작되는 시조 ‘단심가’를 지은 이. 망해가는 고려를 지키려 이성계·정도전
202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