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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기러기 다 날아가고
기러기 다 날아가고 조명리(1697∼1756) 기러기 다 날아가고 서리는 몇 번 온고 추야(秋夜)도 길고 길사 객수(客愁)도 하도 하다 밤중만 만정(滿庭) 월색(月色)이 고향 본 듯하여라 -병와가곡집 병든 조개가 진
2025.10.16. -
(298) 뵈올까 바란 마음
뵈올까 바란 마음 이육사(1904∼1944) 뵈올까 바란 마음 그 마음 지난 바램 하루가 열흘 같이 기약도 아득해라 바라다 지친 이 넋을 잠재올가 하노라 잠조차 없는 밤에 촉(燭) 태워 앉았으니 이별에 병든 몸이 나
2025.10.09. -
(297) 내게 좋다하고
내게 좋다하고 변계량(1369∼1430) 내게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義) 아니여든 좆지 마라 우리는 천성(天性)을 지키여 삼긴대로 하리라 -청구영언 아, 추석이구나 나에게 좋다고 하여
2025.10.02. -
(296) 홍련, 피다
홍련, 피다 서숙희(1959~ ) 혁명전야 수궁은 고요한 긴장이다 밀서는 물밑으로 빠르게 당도했다 꽉 조인 봉오리들은 숨소리도 죽였다 은밀한 암호처럼 낮게 깔린 물안개를 새벽빛이 소리 없이 한입 베먹는 순간 일제히
2025.09.25. -
(295) 꽃같이 고운 임을
꽃같이 고운 임을 작자 미상 꽃같이 고운 임을 열매같이 맺어두고 가지가지 뻗은 정을 혼백인들 잊을소냐 행여나 모진 광풍(狂風)에 낙엽될까 하노라 -악부(樂府) 고대본(高大本) 한국과 일본의 전통시 사랑이 맺어지기가
2025.09.18. -
(294) 짝 잃을 짝꿍에게
짝 잃을 짝꿍에게 모상철(1932∼ ) 수발에 진이 빠져 힘겹게 넘는 고개 뒷날에 홀로되면 다리 뻗고 쉬리란다 그늘 풀 쓰라린 속내 열매 곱게 맺어라 뿌리 다른 나무에 싹이 튼 암수송이 손잡아 꽃 피운 날 어둠 넘어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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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기러기 다 날아가고
기러기 다 날아가고 조명리(1697∼1756) 기러기 다 날아가고 서리는 몇 번 온고 추야(秋夜)도 길고 길사 객수(客愁)도 하도 하다 밤중만 만정(滿庭) 월색(月色)이 고향 본 듯하여라 -병와가곡집 병든 조개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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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뵈올까 바란 마음
뵈올까 바란 마음 이육사(1904∼1944) 뵈올까 바란 마음 그 마음 지난 바램 하루가 열흘 같이 기약도 아득해라 바라다 지친 이 넋을 잠재올가 하노라 잠조차 없는 밤에 촉(燭) 태워 앉았으니 이별에 병든 몸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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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내게 좋다하고
내게 좋다하고 변계량(1369∼1430) 내게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義) 아니여든 좆지 마라 우리는 천성(天性)을 지키여 삼긴대로 하리라 -청구영언 아, 추석이구나 나에게 좋다고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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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홍련, 피다
홍련, 피다 서숙희(1959~ ) 혁명전야 수궁은 고요한 긴장이다 밀서는 물밑으로 빠르게 당도했다 꽉 조인 봉오리들은 숨소리도 죽였다 은밀한 암호처럼 낮게 깔린 물안개를 새벽빛이 소리 없이 한입 베먹는 순간 일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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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공명(功名)과 부귀란
공명(功名)과 부귀란 이덕일(1561∼1622) 공명과 부귀란 여사(餘事)로 혀여 두고 낭묘상(廊廟上) 대신(大臣)네 진심(盡心) 국사(國事) 하시거나 이렁셩 저령셩하다가 내종 어히 하실꼬 -칠실유고(漆室遺稿) 나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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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 공명(功名)과 부귀란
공명(功名)과 부귀란 이덕일(1561∼1622) 공명과 부귀란 여사(餘事)로 혀여 두고 낭묘상(廊廟上) 대신(大臣)네 진심(盡心) 국사(國事) 하시거나 이렁셩 저령셩하다가 내종 어히 하실꼬 -칠실유고(漆室遺稿) 나랏
2025.09.04. -
(292) 귀에 남은 소리
귀에 남은 소리 정소파(1912∼2013) 어릴 적 날 업어 다둑여 기른 누님 꽃가마에 실리어 사라지던 산모퉁이 목메어 흐느껴 울던 눈벌 밖에 지는 소리 사슬로 얽매이어 눈물로 보낸 세월 이고 지고 품에 안고 밤도와
2025.08.28. -
(291) 녹음이 만발하니
녹음이 만발하니 이세보(1832∼1895) 녹음이 만발하니 백화가 시기로다 꽃이 녹음되고 녹음이 단풍이라 아마도 사시공도(四時公道)는 광음인가 하노라 -풍아(風雅) 시간은 공평하다 천하가 녹음에 뒤덮이니 한때 사랑을
2025.08.21. -
(290) 오십 년
오십 년 고원(1925∼2008) 열아홉 살 목이 쉬게 참 많이 울었었지. 오십 년 지난 오늘 울고 싶은 팔일오. 쌓여온 눈물 쏟으러 다시 간다 조국 땅. -새벽 별(태학사) 울고 싶어 가는 조국 본명은 고성원. 1
2025.08.14. -
(289) 녹이상제(綠耳霜蹄)는
녹이상제(綠耳霜蹄)는 김천택(1687∼1758) 녹이상제는 역상(櫪上)에서 늙고 용천설악(龍泉雪鍔)은 갑리(匣裏)에 운다 장부(丈夫)로 되어나서 위국공훈(爲國功勳) 못하고서 귀밑에 백발이 흩날리니 그를
2025.08.07. -
(288) 바람처럼
바람처럼 조남령(1920∼?) 또 하나 보내었다 오늘도 보내었다 파르게 트인 하늘 한오리 뜬 구름을 안타깐 가슴을 안고 산 너머로 보냈다. 산 너머 부는 바람 바람결에 보냈다 어여쁘다 꽃잎을 두어닢 뜯어 보고 살살살
2025.07.31. -
(287) 귀먹은 소경이 되어
귀먹은 소경이 되어 박권(1658∼1715) 귀먹은 소경이 되어 산촌에 들었으니 들은 일 없거든 본 일이 있을소냐 입이야 성하다마는 무슨 말을 하리오 -고금가곡 정론(正論) 직필(直筆) 숙종 때의 문신 박권(朴權)은
2025.07.24. -
(286) 미인송(美人松)
미인송(美人松) 윤효(1956∼) 소나무는 외로워도 곁을 주지 않는다 꽃 피고 새 울어도 하늘만을 우러른다 해 지면 제 살 지그시 바늘로 찌르면서 -배롱꽃(책만드는집) 짧은 시의 고향을 찾다 ‘작은詩앗·채송화’ 동인
2025.07.17. -
(285) 지난 일 애달아 마오
지난 일 애달아 마오 이숙량(1519∼1592) 지난 일 애달아 마오 오는 날 힘써 하라 나도 힘 아니 써 이리도 애달프다 내일을 바라지말고 오늘날을 아껴 쓰라 -분천강호록(粉川講好錄)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
2025.07.10. -
(284) 아름다운 챔피언
아름다운 챔피언 -청도 소싸움 경기장에서 배우식(1952~ ) 뚝심의 젊은 소가 밀치기로 공격한다. 주춤주춤 밀려나는 챔피언 늙은 황소. 일순간 으라차차차! 머리치기 반격한다. 늙은 소의 연타 뿔치기 여세 몰아 들치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