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 석유公, '셀프 수당' 만들어 15억 집행

허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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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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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조사결과, 중식비·근무수당 부당 지급
권향엽 "종이 조각보다 못한 정부 지침" 비판
완전자본잠식 상태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가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셀프 수당'을 만들어 중식비 12억4,604만원, 특수지근무수당 2억5,758만원 등 총 15억362만원을 부당하게 집행한 사실이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권익위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 국외 직무파견 운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파견자 복리후생비 지급 부적정, 특수지근무수당 지급 부적정 등 두 항목에서 정부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


석유공사는 '공무원 수당규정'에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중식비(급여성 복리후생비)를 이사회 의결 없이 내부규정인 '해외근무직원 보수규정'에 신설했다. 또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파견국가에 상관없이 해외파견 직원 모두에게 근무일 기준 1인당 15달러를 지급했으며, 그 결과 직원 180명에게 총 12억4,604원의 중식비를 지급했다.

정부의 '공기업ㆍ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은 공공기관의 해외파견 직원 수당 지급 시 공무원 수당규정을 준용해 집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외교부령인 '재외공무원 수당지급 규칙'에 따라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을 특수지 '병' 등급으로 지정하고, 그에 맞는 특수지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했지만, 이를 임의로 '을' 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소속 직원 15명은 2021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을'등급 특수지근무수당으로 약 2억5,758만원을 과다 지급받았다.

공사 내규상 '재외공무원 수당지급 규칙'에 특수지로 정하지 않은 지역에 한해 자체 심의를 거쳐 특수지 등급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외교부는 이미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역을 '병' 등급 지급 대상지역으로 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이를 무시하고 규정을 상향 적용한 것이다.

권 의원은 "저금리, 한도초과의 '황제대출' 357억원을 무분별하게 지급한 것도 모자라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이사회를 패싱해 '셀프 수당'까지 만든 것이다"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아무리 빚이 늘어도 '내 자산이 아니다'는 인식 때문에 정부 지침을 종이조각보다 하찮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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