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금' 역사적 급락…"건전한 조정일 뿐"
증권부 정재홍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정 기자, 이제 막 금 투자 나선 분들 많을텐데요. 금 가격이 급락한 원인이 무엇입니까?
<기자> 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금값이 하락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국제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60% 넘게 올랐는데요. 특히 10월 들어서만 최고가를 찍었던 21일 기준으로 11%가 상승했습니다.
즉,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에 빠졌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값은 트라이온스당 4,109.10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4,359.40달러 찍었던 전날 보다 5.74% 하락해 12년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 것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입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경주에서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간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입니다. 다시 말해, 안전자산인 금에서 자금이 이탈할 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간 '에브리씽 랠리'라고 해서 주식과 금, 가상자산 모두 크게 올랐잖아요. 이제와서 위험회피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크게 와닿진 않습니다.
<기자> 네. 가장 의아했던 대목인데요.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하면, 그간 주식 대비 안전자산인 금으로의 쏠림 현상이 과열됐었다는 얘기입니다. 일례로 미국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18% 정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국제 금값은 같은 기간 60% 정도 상승했습니다.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이 금은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그 공식이 맞지 않은 거죠. 즉, 그간 위험자산 대비 안전자산인 금으로의 유동성 유입이 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간 국제 금값은 러우 전쟁 이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속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다시 급등세가 시작된 건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을 선포하며 본격적으로 '관세'카드를 꺼낸 뒤부터입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금 수요를 더 촉발시켰습니다. 러우 전쟁 장기화, 달러 자산 불신이 겹치며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도 지속됐는데요.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금매입량은 연평균 459톤에서 2022년부터 1천톤을 상회했고, 올해도 900톤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일시적으로 금 랠리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장기적으론 더 상승할 요인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큰 폭의 하락이 있긴 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금 랠리가 꺾이지 않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폭락 배경에는 인도 힌두교 축제 '디왈리'도 있습니다.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 증시가 휴장하면서 금 유동성 공급이 평소같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 추세로 여전히 금 투자에 대한 매력이 높다는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오늘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금값 급락은) 단기 과열 해소를 위한 건전한 조정일 뿐"이라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하에 귀금속 섹터 투자 '비중확대'를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 증가입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5천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는데요. 여기에는 '민간이 보유한 미 국채의 1%가 금으로 옮긴다면'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이후 다시 4%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지방은행 부실 대출 문제에,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가 겹치면서 금과 함께 대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겁니다. 피난처를 찾는 투자자 입장에선 과열된 금 대비 미 국채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번 급락 이후 금값의 단기적인 방향성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금이든 미 국채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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