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마저 이상한 '엉덩이 호흡'…폐 질환 환자를 도울 수 있을까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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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그노벨상 수상…美 병원·日 대학, 성인 남성 27명 연구 진행
산소 운반 능력 있는 용액 직장에 투입…복부 팽창 외엔 부작용 없어
기도 막혔거나 폐 기능 제한된 환자 치료에 의료진 활용 가능성 확인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엉덩이 호흡'이라는 이름마저 엉뚱한 생리학 기술이 폐 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 기술은 지난해 엉뚱한 기술을 선보이는 과학자들에게 주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22일(현지시간) '엉덩이 호흡'에 대해 인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기술이 중증 호흡 부전 환자의 폐를 회복시키고 추가 손상을 예방하는 장내 환기의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신시내티 어린이병원과 일본 오사카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프레스(Cell Press)에서 발행하는 월간 임상 및 번역 연구저널인 메드(MED)에 '인체 최초 임상 시험에서 장관 환기를 위한 직장 내 퍼플루오로데칼린의 안전성 및 내약성'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일 게재됐다.

이 기술은 지난 2021년 일본 연구진이 돼지를 대상으로 처음 실험했다. 실험용 돼지의 직장에 산소를 주입하면 가스 형태로 신체에 전달됐다는 걸 확인한 기술이다.

지난해 9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열린 제34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의 생리학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해 하버드대 유머 과학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매년 발표하는 상이다. 기존 과학의 틀을 깨는 엉뚱하거나 유쾌한 연구에 수여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월간 임상 및 번역 연구저널 메드에 실린 '엉덩이 호흡'에 대한 임상 실험 개념도. /사진=연구저널 메드

신시내티병원과 오사카대는 이그노벨상을 받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중증 호흡 부전 환자의 장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면 폐가 회복되고 추가 손상을 막을 수 있는지 연구했다.

실험에 참가한 일본의 건강한 성인 남성 27명에게 산소 운반 능력이 뛰어난 퍼플루오로데칼린이라는 특수 액체를 관장과 유사한 방식으로 직장에 투입했다. 참가자들은 복부 팽창이나 불편감을 느꼈다고만 했을 뿐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메드 저널은 엉덩이 호흡을 '장내 환기'라고 표현하며 해당 기술의 잠재적 이점을 평가하기 위한 최초의 인체 임상 시험에서 얻은 결과라고 보고했다.

연구에 참여한 오사카 대학교의 타카노리 타케베 박사는 "최초의 인체 데이터로 그 결과는 시술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에만 국한돼 있을 뿐 효과를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다만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해당 시술이 혈류에 산소를 전달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 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디펜던트는 이 기술의 효과가 확인되면 의료진이 부상이나 염증으로 기도가 막혔거나 감염성 질환으로 폐 기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환자를 구하는 데 용이하게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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