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인 아크에너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과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의 개발 계획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윤범(사진) 고려아연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 수소, 폐기물 리사이클링, 이차전지 소재산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 사업)의 핵심축 가운데 하나다.
아크에너지는 이번 개발계획 승인에 이어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로부터 사업 승인까지 받으면 2027년 하반기 상업 운전을 목표로 공사 일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크에너지는 200MW급 태양광 발전소와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를 함께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ESS는 275MW 전력으로 8시간 동안 가동해 최대 2200MWh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시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거주하는 약 17만5000가구에 매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태양광 발전소 가동을 통해 연간 37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아크에너지는 건설, 운영뿐 아니라 소유권까지 갖는 BOO(Build-Own-Operate) 방식으로 리치먼드 밸리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전체 투자비는 약 11억 호주달러(약 1조원)다. 전체 투자비의 52%를 차지하는 핵심 자재인 배터리는 한화에너지가 공급한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정부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화력 발전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전력 생산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주 정부는 발전원을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지역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ESS 구축 목표를 세웠다.
아크에너지는 시설 운영 시작 시점부터 14년간 주 정부 지정 사업자로 지역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보조 서비스 시장에 참여한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크리스 민스 주총리는 "에너지 공급 방식의 변화가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그 일환인 리치먼드 밸리 태양광 발전소가 승인됐다"며 "이 프로젝트는 노던 리버스 지역의 모든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고도 3만1000가구분의 여유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에는 최 회장의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호주 SMC 제련소에 근무할 때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리치몬드밸리 프로젝트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한-호주 양국 민관이 협력하는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면서 호주 현지에 BESS와 태양광 발전소가 순조롭게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신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자원 재활용,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100년 기업 비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고려아연은 최근 국내 자원 안보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전략 광물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통신·에너지·방산·청정에너지·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소재가 되는 전략광물 게르마늄의 생산 시설 구축과 갈륨 공급을 위한 공장 신설을 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