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
올해 비정규직 수가 처음으로 8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60살 이상 비정규직이 300만명 이상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181만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는데,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보건사회복지업 시간제 일자리 등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는 22일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통해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가 1년 전보다 11만명 늘어난 856만8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전체 임금근로자(2241만3천명) 중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로 1년 전과 동일했다. 정규직은 전년 대비 16만명 늘어난 1384만5천명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60살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보다 23만3천명 늘어난 304만4천명이었는데, 이들이 300만명을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35.5%로 역대 최고치다. 송준행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이 비정규직에 포함된다”며 “60살 이상에서 보건사회복지업 쪽으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이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돌봄이나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정규직 중 사회복지사나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이 포함된 보건사회복지업 종사자는 175만6천명으로 가장 큰 비중(20.5%)을 차지했는데, 1년 전보다 2.2%포인트(21만명) 늘어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 분야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이들의 저임금 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올해 6~8월 정규직 노동자 월평균 임금(389만6천원)과 비정규직 임금(208만8천원, 시간제 일자리 포함)의 차이는 180만8천원으로 전년(174만8천원) 대비 6만원 늘었다. 임금 격차는 2004년 집계 이래 가장 컸는데,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송 과장은 “비정규직 안에 단시간 일하는 시간제 노동자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 평균 임금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짚으면서도 “보건사회복지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은 편인데, 시간제 일자리 중에서도 보건사회복지업의 비중이 늘어난 부분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했다. 시간제 일자리 종사자를 제외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303만7천원)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85만9천원이었다.
전체 비정규직 중 여성은 역대 최고 수준인 57.4%로 비정규직 10명 중 6명꼴로 여성이었다. ‘비자발적 사유’로 비정규직을 선택했다는 이들은 전체 비정규직의 32.2%였다. 이들은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73.3%), ‘원하는 분야나 전공·경력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15.3%) 등을 이유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