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지원자 2배가량 증가
‘의대 증원’ 여파에도 선호도 ↑
‘의대 열풍’ 속에서도 KAIST 학사과정 국내 수시전형 지원자 수가 3년 만에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KAIST 학생들 [KAIST 제공] |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의과대학 진학 열풍 속에서도 최고 인재들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KAIST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학사과정 국내 수시전형 지원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3학년도 3678명이었던 지원 인원은 2026학년도 6991명으로 3년 만에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의대 모집 정원 증원에 따른 이공계 기피 현상 심화와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악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는 다른 결과다.
학령인구 감소와 이공계 기피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KAIST의 교육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이 학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음을 입증한다.
또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10~50대는 KAIST를 가장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했다. 이는 KAIST의 혁신 연구와 창의적 교육 환경이 젊은 세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학원 지원자 증가세도 뚜렷하다. 최근 4년간 연평균 9.5%씩 늘었으며, 외국인 지원자는 193% 급증해 해외 우수 인재들의 관심도 크게 확대됐다. 이는 KAIST의 세계적 교수진과 첨단 연구 인프라가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학생 정착률 역시 개선됐다. 학부 중도 이탈자는 2022학년도 126명에서 2024학년도 96명으로 줄었고, 의·치학 계열 진학을 위한 자퇴도 같은 기간 58명에서 44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라 이탈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이 같은 성과는 KAIST가 단순 성적 위주가 아닌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업 역량뿐 아니라 ‘KAIST DNA’와 진학 의지까지 반영해 선발해온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KAIST는 ‘무학과 제도’ ‘PNR 제도(학점표기 유보제도·Pass or No Record 제도)’ 등 학생 중심 교육 제도를 도입해 진로 선택의 자율성을 확대했다. 창의도전전형 신설, 과학영재선발제도 활성화 등을 통해 더 많은 우수 인재들이 KAIST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현 KAIST 입학처장(물리학과 교수)은 “무학과 제도와 PNR 제도 도입을 통한 성적표기 혁신 등 학생 중심 제도를 통해 진로 선택의 자율성을 넓히고 창의적 인재 양성을 지원해온 결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KAIST를 선택하는 이공계 인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 대학의 교육·연구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며 “최근 조사에서 10~50대는 KAIST를 ‘우수대학 1위’로 꼽았다는 사실은 세대가 바라보는 가치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KAIST가 미래 혁신을 선도할 대학임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KAIST는 앞으로도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최고의 이공계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강조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