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외치자 맨해튼이 발아래…음성으로 앱 켜고 시선으로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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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3. 오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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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무장한 헤드셋 '갤럭시 XR' 출격

구글·퀄컴과 합작…韓·美에 출시
애플·메타 주도 생태계에 도전장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이 22일 서울 삼성강남에서 '갤럭시 XR'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2일 첫 확장현실(XR) 헤드셋인 ‘갤럭시 XR’을 국내와 미국에 공식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합작해 만든 갤럭시 XR은 인공지능(AI)과 XR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폼팩터다. 삼성과 구글이 이끄는 ‘안드로이드 연합군’은 메타와 애플이 주도하는 XR 헤드셋 시장에서 강력한 AI 기능과 풍부한 콘텐츠로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갤럭시 XR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이 제품은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영상, 동작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 AI 기술이 적용된 게 특징이다. 이 덕분에 사용자는 음성, 시선, 손짓 등을 섞어가며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유튜브와 미국 메이저리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국내 출시 가격은 269만원으로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500만원)보다 싸지만, 메타 ‘퀘스트’(499달러·71만원)보다는 비싸다. 무게는 545g으로 비전프로(600g)보다 10% 정도 가볍다.“제미나이, 뉴욕으로 가고 싶어.”

22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전시장.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뉴욕 맨해튼으로 안내해줘”라고 말하자, 눈앞에 미국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펼쳐졌다. 헬기를 타고 도시를 내려다보는 느낌이었다. 맛있는 피자집을 찾아달라고 하자 구글 검색을 통해 근처 맛집을 추천해줬다. “피자집으로 들어가 보자”란 말이 떨어지자마자 화면이 식당 안 사진으로 가득 찼다.

갤럭시 XR은 삼성, 구글, 퀄컴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바일 칩셋 분야 글로벌 최강자가 하나로 뭉친 것이다. 이들은 갤럭시 XR 공개 시점을 애플 ‘비전프로2’ 글로벌 출시일과 같은 날로 잡았다. 확장현실(XR) 분야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2월 비전프로1을 선보인 지 21개월 만인 이날 비전프로2를 출시했다. 갤럭시 XR 국내 출시 가격은 269만원이다.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와 메타 ‘퀘스트’(499달러) 사이의 틈새를 공략했다.

최대 강점은 강력한 인공지능(AI)이다. 별다른 AI 기능이 없는 비전프로와 달리 갤럭시 XR에는 구글의 생성형AI 제미나이가 적용됐다. 구글 어스를 통해 도시를 내려다보고, 구글 맵을 통해 세계 어디든 구석구석 갈 수 있다.

음성, 시선, 손짓 등을 모두 인식하는 ‘멀티모달 AI’가 적용된 것도 갤럭시 XR의 강점이다. 주로 손짓과 시선으로 명령하는 비전프로와 달리 음성, 시선, 손짓을 섞어가며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음성으로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은 다음 시선을 통해 콘텐츠를 재생하는 식이다.
< 머리에 쓰는 AI…세상에 없던 가상세계 열린다 > 삼성전자가 22일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확장현실(XR) 헤드셋인 '갤럭시 XR'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합작해 만든 갤럭시 XR을 통해 메타와 애플이 주도하는 XR 헤드셋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는 계획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269만원으로 책정했다. 삼성 관계자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강남에서 열린 행사에서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임형택 기자

갤럭시 XR을 돋보이게 만든 요소 중 하나는 착용감이다. 안경을 쓴 상태에서 헤드셋을 착용했는데도 머리 전체에 고르게 밀착됐다. 무게는 545g으로 비전프로(600g)보다 10% 정도 가볍다. 헤드셋이 무겁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목도 아프지 않았다.

삼성은 갤럭시 XR에 하드웨어 역량을 총동원했다. 현재 나온 XR 기기 중 가장 높은 사양의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디스플레이로 썼다. 센서 역할을 하는 카메라 2개, 동작 인식 카메라 6개, 안구 추적 카메라 4개, 관성 측정 장치 등 총 19개 센서가 들어갔다.

갤럭시 XR은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OS)로 움직이기 때문에 갤럭시 스마트폰 기능을 거의 다 이용할 수 있다. 눈앞에 있는 정보를 즉시 검색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가 대표적이다. 구글 포토는 2차원 사진은 물론 입체감 있는 3차원(3D)으로도 즐길 수 있다.

다른 XR 기기에 비해 콘텐츠도 풍부하다. 유튜브뿐 아니라 글로벌 스포츠 경기, XR 전용 콘텐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청할 수 있다. 삼성과 구글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협회(NBA), 콘텐츠 업체 어메이즈VR, 쿠팡플레이, 네이버 ‘치지직’ 등과 제휴를 맺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서울 강남 등 전국 7개 삼성스토어에서 체험존을 운영한다. 체험존 예약은 삼성닷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XR 기기를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같은 날 삼성중공업과 가상 조선 훈련 플랫폼 구축 협약을 맺었다. 신입 엔지니어는 갤럭시 XR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선박 엔진 검사를 훈련한 뒤 실전에 투입된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갤럭시 XR을 일상의 기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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