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시행 전까지 폭풍 매수"
강남3구 이외 지역서 물량 급감서울에서 집주인이 팔겠다고 내놓은 아파트 매물이 2년 만의 최소치인 7만 개 밑으로 줄어들었다. 갭투자(전세 낀 매매) 등을 차단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매물 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3월 9만4000개를 넘었던 매물은 집값 상승폭이 커지고 매매가 활발해지면서 줄기 시작했다. ‘6·27 대책’(대출 규제 강화) 이후 거래 침체로 다시 쌓이던 매물은 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9·7 대책’ 이후 가파르게 줄었다.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자 집값 상승을 예상한 매수세가 붙은 결과다.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발표 후에도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기 위한 매수세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9일까지만 갭투자가 가능해 주말에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몰렸다”며 “그 이후부턴 매수자도, 매도자도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보다 새로 규제를 받는 곳에서 감소폭이 컸다. 동대문구는 15일 2577개에서 이날 2203개로 14.5% 줄었다. 강서(4080개→3535개), 성북(3087개→2667개), 동작(2003개→1769개), 성동(1556개→1331개) 등도 많이 줄었다. 경기에서도 하남(2808개→2283개), 용인 수지(5639개→4669개), 성남 수정(1156개→970개), 과천(446개→369개), 성남 분당(2723개→2289개) 등에서 아파트 매물이 급감했다.
앞으로도 매물은 쉽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팔고 싶다고 팔 수 있는 시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전세 주고 있는 집은 팔 수가 없다”며 “그런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급하게 팔 사람은 다 판 것으로 보인다”며 “매도자도 관망세로 나서면서 거래 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