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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잡자"…부산 모인 中 조선부품사

민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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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코마린에 120곳 참가

'마스가 프로젝트'로 매출 줄자
中조선업, 한국 직접 진출 노려
작년보다 참가기업 70곳 증가

암모니아 터빈·액화수소船 등
K조선 친환경 신기술도 전시
제13회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코마린)이 지난 21일 벡스코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넥스트 에너지관을 통해 해양산업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 제공
22일 부산 벡스코. 국내 최대 조선산업 전시회 ‘2025 코마린’ 전시장에 120여 개 중국 기업이 약 80개의 부스를 차렸다. 매년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하는 독일(80부스)과 맞먹는 규모다.

중국 기업은 닻, 케이블, 윈치, 크레인 등 그동안 한국 조선기자재 업체가 주력으로 생산한 제품군을 대거 전시했다. 김성준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상무는 “전통적인 조선기자재 제품군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이 품질 경쟁력 면에서 한국을 따라잡았다”며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이 중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코마린 전시회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갈등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시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는 40개국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2023년(격년 개최)과 비교해 100여 개 기업이 늘었는데, 이 중 중국 참여 기업이 70여 곳 증가했다고 주최 측은 분석했다. 이형철 한국선급(KR) 회장은 이날 코마린 콘퍼런스 개회사에서 “최근 런던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특별위원회에서 선박 탄소중립과 관련한 IMO 중기 조치 채택안이 관련 국가들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며 “지정학적 갈등이 글로벌 규제 적용을 늦추고 지역별 규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만, 역으로 해양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마스가를 계기로 한국 조선시장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양저우종다케이블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기업은 육상용 케이블에서 최근 선박용 케이블로 사업 전환에 성공했다. 권홍 양저우중다케이블 대표는 “미국과의 갈등으로 중국의 조선업 총매출의 10%가 한국으로 빠졌다”며 “중국의 선박 부품 관련 기업은 자국 조선소에만 의존하는 대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국 조선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저우중다케이블은 한국 조선소와의 트랙 레코드를 만들기 위해 시장 조사와 대리점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국내 조선소와 조선기자재업계는 친환경 기술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등 빅3 조선소가 제1전시장의 메인 부스에 더해 넥스트 에너지관에도 부스를 차려 암모니아 터빈, 액화수소 운반선 같은 기술을 전시했다. 조선기자재업계도 선박 관련 기술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파나시아는 이날 ORC(유기 랭킨 사이클) 기술 개발을 공식화했다. ORC는 엔진의 배기가스나 냉각수의 폐열을 회수해 추가적인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강호일 조합 이사장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시스템 상용화 이후 수년 만에 암모니아 터빈 기술이 나올 정도로 친환경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현명하게 대처해 선박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산업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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