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위세아이텍
창업주가 데이터 사업 시작
2세 김다산 대표가 AI로 혁신
취임 1년 만에 매출 26% 증가
전문 인력 필요없는 SW로 재도약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있는 위세아이텍 사무실. 30여 명의 개발자가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한창이었다. 1990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기업과 정부기관에서 쓰는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와 AI 개발 플랫폼 등을 개발한다. 35년간 쌓아온 데이터 관리·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공공기관의 데이터 품질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위세아이텍은 지난달 8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기업승계 희망포럼’에서 우수 승계기업에 주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은 모범적 승계를 통해 성장을 이어 나가는 100년 기업상 수상 업체를 차례로 소개한다.
창업주 김종현 회장은 1990년대 들어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하드웨어를 능가할 것으로 확신했다. 창업 후 국내 최초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 컨설팅서비스를 시작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는 표 형태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각 표의 데이터를 다른 표와 연결해 관리하는 방식의 소프트웨어다.
김 회장은 외국산 중심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자체 데이터 기술을 꾸준히 확보해왔다. 코딩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AI 개발 플랫폼 ‘와이즈프로핏’부터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와이즈인텔리전스 등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메타데이터 정보를 정리해주는 와이즈메타 솔루션은 공공기관과 금융회사 등 300여 곳에 구축돼 있다.
김 회장의 아들인 김다산 위세아이텍 대표는 22일 “남들보다 한발 빨리 시장을 내다보고 사업을 시작한 부친의 선견지명 덕분에 빅데이터 시대에 맞는 솔루션 개발부터 AI 모델 활용까지 모두 다른 기업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000여 건의 ICT 사업을 수행했고 45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고객군 확대를 통해 성장한 이 회사는 2020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위세아이텍의 신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 대표는 2023년 김 회장의 별세 이후 별안간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승계 이후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불필요한 관리 체계부터 정비했다. 그는 “한 사람의 카리스마보다 시스템에 의해 회사가 운영되고 성과로 평가가 이뤄지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전문 인력이나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등이 필요 없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주력 제품을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다. 그는 “신사업본부장으로 미래를 준비해 온 경험을 살려 데이터 분석 제품 개발에 힘쓰며 실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 취임 1년 만에 회사 매출은 전년보다 26% 이상 늘어난 35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도 1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이 회사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무역 문서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주는 ‘아이도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무역 문서와 데이터가 회사마다 달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기업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시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천=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