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쓰고 "파리 가자" 말하니 에펠탑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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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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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XR' 첫선
애플 비전 프로보다 가볍고
가격 269만원으로 절반수준
제미나이 탑재·대화로 이용
더욱 깊어진 몰입감 강점
'안드로이드 XR' 세계 첫 탑재
구글 손잡고 메타·애플에 도전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이 22일 미디어브리핑에서 '갤럭시 XR'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확장현실(XR) 헤드셋 신제품 '갤럭시 XR'을 쓰고 "제미나이, 프랑스 파리로 안내해줘"라고 말하자 눈앞에 에펠탑과 잔디밭이 펼쳐졌다. 손을 가볍게 돌리자 센강변이 펼쳐지고 "근처에 추천해줄 만한 카페 있어?"라고 물어보니 주변 스타벅스 아이콘과 함께 아메리카노 잔이 눈앞에 떠올랐다. 22일 첫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첫 XR 기기 '갤럭시 XR'은 현실과 가상을 이질감 없이 결합하면서 차별된 몰입형 경험으로 글로벌 XR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전자는 이날 온라인으로 갤럭시 이벤트를 열고 구글·퀄컴과 함께 공동 개발한 고성능 XR 헤드셋 '갤럭시 XR'을 선보였다. XR 기기를 위한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을 기반으로 제작된 첫 제품으로,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항하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합작품이다. 헤드셋 형태 기기로 머리에 착용한 후 전면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화면 전체를 활용한 콘텐츠 시청부터 화면 너머의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결합하는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한다.

갤럭시 XR의 강점은 구글의 인공지능(AI) 비서 '제미나이'가 녹아들어 사용자가 손짓과 시선, 음성으로 다양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정 서비스를 동작하고 조절하는 것부터 사용자의 눈 움직임을 추적해 사용자가 보는 것을 같이 인식하기에 사용자가 이를 기반으로 질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클 투 서치'(원을 그려 사물을 검색하는 기능)도 갤럭시 XR에 탑재됐다.

후발주자인 만큼 갤럭시 XR은 애플보다 개선된 하드웨어 성능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4K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가로 3552픽셀, 세로 3840픽셀로 해상도 측면에서 애플 비전 프로를 앞섰다. 또한 장시간 착용의 장애물로 꼽히는 제품 무게는 545g으로, 650g 수준인 애플 비전 프로보다 가볍다. 가격은 269만원으로 책정됐으며 배터리의 경우 일반 사용 시 최대 2시간을 지원한다.

한편 애플이 먼저 뛰어든 XR 헤드셋 시장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애플 비전 프로는 479만원이라는 비싼 가격과 무거운 무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 부족 같은 한계로 대중화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100만원 미만인 메타의 '퀘스트3'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비전 프로가 보여줬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콘텐츠 확보에 힘을 썼다. 구글과의 협력 외에도 콘텐츠 측면에서 MLB·NBA와 스포츠 콘텐츠 협력을 진행하고, 한국에서는 티빙·쿠팡플레이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도 몰입형으로 갤럭시 XR에서 즐길 수 있도록 힘을 합친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네이버 치지직도 XR 전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XR 경쟁의 승패를 콘텐츠와 AI 융합이 가를 것으로 본다.

[정호준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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