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한국경제 돌파구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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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가 22일 APEC 재무·구조개혁장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 발전이 한국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라고 선언했다. 단순한 비전 제시라기보다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나온 발언일 것이다.

한국은 고령화로 노동 공급이 줄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마저 추락하고 있다. 올해 잠재성장률은 1%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AI를 통한 생산성 혁신만이 장기 침체를 돌파하고 한국을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최근 하버드대 경제학과 제이슨 퍼먼 교수는 흥미로운 글을 X에 올렸다. 올 상반기 미국 GDP 성장률 1.6% 중 92%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덕분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런 투자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는 0.1% 성장에 그쳤다는 것이다. AI가 이미 선진국 경제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AI 도입은 생산성을 최대 3.2%, GDP를 최대 12.6%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성장 둔화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준이다. IMF 역시 한국을 세계적으로 AI 준비도가 높은 나라로 평가하며,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은 선진국 평균을 웃돈다고 진단했다.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GPU 5만장 확보, 대규모 데이터 축적, 전국 단위 'AI 고속도로'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국민성장펀드 100조원을 조성해 미래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의 제조업 기반과 ICT 인프라는 AI 로봇, AI 자동차 등 '피지컬 AI'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할 잠재력이 크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정부 전략이 성공하려면 규제 완화, 인재 양성, 인프라 확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도 필수적이다.

지금 한국은 '제조 강국'에서 'AI 강국'으로 도약하느냐, 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글로벌 AI 기술혁신의 파고를 기회로 삼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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