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캄보디아 범죄단지 50여곳…범죄 종사자 20만 추산"

김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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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22.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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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부 무장단체 장악 지역 및 경제특구 등에 범죄조직 산재
범죄 가담 국민 1~2천명 추산...스캠범죄 피의자는 57명 예상
'고문 살해 대학생 사건' 주범,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 총책으로 밝혀져
캄보디아 스캠범죄단지 '망고단지'에 깔린 철조망.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가 50여곳에 달하며 범죄에 가담한 자들은 2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22일 정보위 전체회의 현안보고를 통해 이 같은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전달했다.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스캠 범죄조직에 가담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최대 2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스캠 범죄단지는 프놈펜과 시아누크빌을 포함해 총 50여 곳이며 여기에 가담한 범죄종사자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범죄 조직은 비정부 무장단체(정부 소속이 아니면서 무기를 소지한 단체)가 장악한 지역과 경제특구 등에 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국정원이 "현재 범죄조직은 과거 카지노 등의 자금세탁에 머무르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국경이 폐쇄돼 중국을 비롯해 여러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에 침투해 스캠범죄로 수법이 진화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 정부의 단속이 어려움에 있고 국제공조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다"며 "이 조직은 지난 2023년 캄보디아 GDP(국내 총생산)의 절반 수준인 약 225억 달러에 해당하는 범죄수익을 챙길 정도로 비중도 크고 범죄가 만연해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우리 국민의 범죄 연루 및 피해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도 보고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구체적인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고, 피해자인 우리 국민도 일부 범죄에 가담 한 것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신고를 꺼린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정원은 "우리 국민의 현지방문 인원 및 스캠단지 인근 한식당 이용 등을 고려해 보면 (우리 국민 중)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는 1천명에서 2천명가량"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 경찰청이 지난 6월과 7월 사이 검거한 전체 스캠범죄 피의자 3075명 중 한국인은 57명이라고 했고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를 통해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이)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무장경비를 배치하고 우리 국민을 현지로 유인하는데 이것은 중대범죄이며 (우리 국민이) 연루될 경우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 당한 후 살해된 20대 한국인 대학생 박모 씨 사건의 주범이 '2023년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의 총책이란 사실도 이날 회의에서 드러났다.

국정원은 대학생 사망 사건 발생 3일째에 정보를 최초 입수하고 정보 역량을 총동원해 8일 만에 주범을 확정 지었으며, 현재 그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리모 씨와 공범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이란, 중국인 A씨와 국내 공범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이른바 '마약음료'를 2023년 4월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돈을 뜯어내려 한 사건이다.

당시 A씨 일당은 마약 음료를 '집중력 강화 음료'라고 속여 시음 행사를 연 뒤, 미성년자들이 이 음료를 마시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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