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7개월여 남았다. 현직 시장들 임기도 딱 그만큼이다. 요사이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대규모 도시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고, 기업·기관·학교 유치 MOU가 체결되고, 철도 등 SOC 청사진이 뿌려진다. 성사 여부가 확실치 않은 게 많다. 구체적 추진 방안이 없는 것도 많다. 3년 만에 다시 꺼내 든 재탕 정책도 많다. 시민 귀가 솔깃해질 발표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보도하기 어렵다. 득표 전략 가득한 선거용이어서다.
평택시민이 크게 환영할 소식이 전해졌다. GTX-A 평택 연장사업이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다. 평택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 이내로 잇는 노선이다. 시가 2023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국가철도공단의 타당성 검증을 받아냈다. 올해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타당성조사도 통과했다. 이를 기반으로 7월 의뢰했던 심사가 이번에 통과된 것이다. 재원 조달, 국비 확보 방안 등의 일부 조건은 붙었다.
정장선 시장은 “(조건 충족 등) 향후 절차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내년에 출마하지 않는다. 도지사 또는 국회의원 등에도 나서지 않는다. 30년 정치 생활을 정리하고 정계를 은퇴한다. 9월25일 페이스북에 그가 직접 밝혔다. 발표 시점에서 임기까지는 8개월 남았다. 레임덕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었다. ‘너무 이르다’는 주변 만류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 마무리’를 모든 시민에게 공개했다. 그러고는 다를 바 없이 시정을 수행하고 있다. ‘장장선스럽다’는 평이 많다.
약속은 2022년 재선 도전 때 했다. ‘이번이 마지막 선거’라는 선언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의심의 시선을 보냈다. 시민들도 믿지 못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우리네 정치 현실에서 일찍이 경험 못한 일이어서다. 그 약속을 3년 지난 뒤에 정확히 지킨 것이다. 이런 그가 받아든 ‘GTX-A 평택 연장 통과’의 중요한 진척 결과다. 그리고 후속 조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믿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지 않나.
평택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평택시민도 그를 30년간 지켰다. 도의원 두 번, 국회의원 세 번, 평택시장 두 번이다. 주한미군 평택 이전, 평택항 개발, 고덕국제신도시·브레인시티 개발, 삼성전자 평택 공장 조성 등의 역사와 겹친다. 모든 게 그의 공일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절차에 그는 기여했다. 그가 있어 가능한 역사도 많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을 마지막에 세워가는 듯하다. 아름다운 은퇴와 성실한 마무리.
평택시 정장선호(號)의 좋은 결실을 우리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