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너무 적대적으로 변해…저 포함해 정치인 부족함 탓"
"하루 빨리 관계 개선돼야…헤어진 가족 만날 날 앞당기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 일정으로 실향민을 만나 "이산가족들이 서로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편지라도 주고받게 해 주는 것이 남북 모두에 있어 정치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북측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이런 조치를) 고려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 ‘실향민들과의 대화’ 행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갈등하고 경쟁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생사확인 및 최소한의 소통 부분은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꼭 진척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이렇게 (남북이) 갈라져 있더라도 서로 생사라도 확인하고 편지라도 주고받으면 한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이) 만나고, 같이 살고, (전처럼) 되돌아갈 여지가 생기면 바랄 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단절돼서 상태가 매우 안 좋다. 너무 적대적으로 변했다. 모두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이 든다"고 했다.
이어 "동물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데 사람들만 선을 그어놓고 이 선을 넘어가면 가해를 할 것처럼 총구를 겨누고 수십 년을 보내는 것이 참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남북 간 적대성이 완화되고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 소통·교류·협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생사도 확인 못 하는 지금의 현실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실향민들의) 연세도 많고, 시간도 많이 남지는 않았다.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며 "서글픈 추석이지만 희망을 갖고 웃으며 보내시길 바란다. 여러분이 고향 소식을 전해 듣고 헤어진 가족을 만나 따뜻하게 대화를 나눌 그날을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실향민들과 북녘을 바라보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연휴 기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와 연말까지의 정국 구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오는 5일에는 김혜경 여사와 함께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평소 즐기는 한식 요리를 소개하며 K-푸드 알리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해당 방송은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추석 특집, K-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