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염·수분 섭취 균형 중요... 금주·스쿼트·까치발 운동 효과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러울 때가 있다. 특히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거나 실내에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선 후 어지럼증이나 순간적인 의식 소실을 경험했다면 ‘기립성저혈압’을 의심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웠다 갑자기 일어나거나 앉았다 갑자기 일어설 때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한 어지럼증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심하면 실신으로 이어져 머리 외상,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더욱이 저혈압의 마른 체형 여성, 혈압약 복용 환자, 수분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 나타날 위험이 크다.
기립성 저혈압은 다양한 기저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심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심근경색, 심근염, 대동맥 협착증, 부정맥 등이 대표적이다. 출혈, 설사·구토 등으로 인한 탈수, 빈혈과 같이 유효 혈량 부족으로 인한 심박출량 감소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밖에 부신 기능 이상에 따른 호르몬 장애 및 전해질 장애,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한 혈압 강하제, 이뇨제, 혈관 확장제 등과 같은 약제 등으로 기립성 저혈압이 유발되기도 한다. 또 고령자나 기존에 뇌혈관 질환, 말초신경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해져 실신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되면 복용하고 있는 약물 중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는 약제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고 해당 약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원인 질환의 동반 여부를 확인해 심기능 저하, 유효 혈액량 감소를 일으킬 수 있는 동반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염분과 수분 섭취를 늘려 체액량을 유지하는 식이 습관 조절을 해 볼 수 있고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기립성 저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적절한 염·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스쿼트, 까치발 들기 등의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장기간 서 있는 동작을 할 때는 다리 정맥혈의 정체를 막기 위한 압박 스타킹 착용 등을 통해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 술은 혈관을 확장 시킬 수 있어 금주를 권한다.
이와 함께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피하고, 앉거나 일어설 때는 동작을 천천히 하며 뜨거운 물로 오랫동안 샤워를 하거나 장시간 서 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침에 혈압이 낮게 나온 걸 확인하면 일어날 때 천천히 움직이거나 물을 한 잔 더 마시면서 생활 습관을 조정해야 한다”며 “환자가 스스로 위험 신호를 인지하고 대처해 실신이나 낙상 같은 응급 상황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