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가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내 신청사와 시의회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기존 시청사 활용 방안은 구체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총사업비 3천462억원을 들여 고덕국제화지구(고덕동 2521번지) 일원에 연면적 4만9천869㎡ 규모의 신청사·시의회 건립을 추진해 다음달 3일 ‘신청사 및 시의회 건립 설계설명회’를 열고 ‘ONE ROOF:ONE CITY’를 주제로 시민과 새로운 행정공간 비전을 공유할 계획이다.
그러나 신청사 건립은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기존 시청사 활용 문제는 여전히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 11일부터 본관 1층 로비에서 신청사와 서부출장소 등 사무실 다섯 곳의 모형을 전시하며 시민 관람을 유도하고 있지만 기존 청사의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신청사 건립 절차와 연계해 기존 청사를 남부권 행정지원을 위한 제2청사로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는 다음 달부터 시청사 활용 방안 수립 타당성 조사와 건축기본계획 등 관련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처럼 계획이 더딘 탓에 시청 직원들과 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주요 고객인 인근 상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10년 전 4억여원을 들여 시청 상권만 믿고 식당을 열었다”며 “타 시·군 시청 앞 상권에 비해 현재도 유동인구가 적은데 활용 계획 없이 슬럼화가 진행되면 사실상 사업 유지가 더 어려워지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시청이 고덕국제화도시로 이전한다는 소식은 들었다”며 “시가 안내나 기존 시청사 활용 방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시는 2017년 구조검토(내진 성능평가) 용역을 통해 본관과 제1별관의 내진설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 시청사에 대한 구체적 활용 계획은 물론이고 내진 보강, 노후화 보수 등은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중 시청사 활용 방안 수립 관련 용역을 시작하고 신청사 진행에 맞춰 기존 시청사 계획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겠다”며 “내진설계 보강 등 예산 집행은 500억원 이상일 경우 중앙투자심사(행정안전부)와 타당성 조사로 2~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청사 건립 시점과 맞추기 위해 500억원 이하 범위에서 도 투자심사를 통해 최대한 시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