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만 들어도 현금 쌓이는 '즐거운 앱' [視리즈]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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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新직업 미래 보고서 별전 1편
디지털음원 유통사 삼쩜일사
서진호 대표의 신직업 창출기
음악 듣지 않는 시대의 딜레마
더 다양한 음악 더 많은 이에게
우리는 視리즈 '新직업 미래보고서' 12편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신직업 발굴ㆍ육성책을 돌아보고,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신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만나 직업인으로서의 보람과 애환을 들어봤다. 이번엔 미처 싣지 못했던 또다른 신직업인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新직업 미래보고서 '별전別傳'이다.  

대한민국 新직업 미래보고서 별전에선 2명의 신직업인 이야기를 소개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매일 쏟아져 나오는 음원 중 우리가 '알고 듣는' 곡은 몇개나 될까. 음원이 유통되는 플랫폼이 비대해지고 집중화할수록 사장死藏되는 음원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2004~2014년 '신직업'으로 등장한 '디지털음원마케터'가 요즘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렇다면 디지털음원마케터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일까. 디지털음원 유통사 '삼쩜일사(3.14)'의 서진호 대표를 만나봤다. 視리즈 신직업 보고서 별전別傳이다.

'K-팝'의 인기가 뜨겁다. 해외 매출액은 2023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K-팝을 소재로 삼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열풍을 일으킨 올해엔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렇게 K-팝이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된 배경엔 음원 유통의 디지털화가 자리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음원 유통의 물리적 장벽이 사라졌고, 전세계에서 동시에 음원을 발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디지털음원마케터'가 정부의 신직업 리스트에 등재된 것도 이 무렵(2004년)이다. 디지털음원마케터는 제작사ㆍ아티스트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음원을 유통ㆍ마케팅한다. 특히 지금처럼 음원의 유통채널이 유튜브ㆍ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쏠릴수록 이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고도화한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음원도 대중에게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요도에 비해 직업으로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더스쿠프가 분석한 디지털음원마케터의 직업 관심도는 '0건'이었다. 그동안 음원 유통 시장이 기존의 몇몇 대형 업체 중심으로 돌아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참고: 관심도는 포털사이트 네이버(PC+모바일)에서 7월 14일~8월 14일 한달간 검색한 건수다.] 

그렇다면 디지털음원마케터의 세계는 어떨까. 2020년 설립한 디지털음원 유통사 '삼쩜일사'의 서진호 대표를 만났다. 

✚ 디지털음원마케터는 2004년 등재된 신직업으로 꼽힙니다. 그에 비해 삼쩜일사는 후발주자인데요, 이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10여년간 상업공간에 '음악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라디오'에서 일했습니다. 2009년 저작권법이 강화돼 매장에서 음악을 트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시기였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매장에서 음원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매장의 성격ㆍ콘셉트별로 어울리는 음원을 큐레이션해 제공했습니다. '브랜드라디오'를 설립할 때부터 참여해서인지 회사를 키우는 보람도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커져갔어요. 그때 문득 드는 의문이 있었어요."

매장 음악 솔루션을 제공하는 '뮤직코디네이터' 역시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2004~2014년 신직업 중 하나다.  

[사진|뉴시스]


✚ 어떤 의문이었나요?
"매일 수천개의 음원이 쏟아지지만 우리가 '알고 들을 수 있는' 음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죠. 수많은 아티스트가 공들여 만든 음원들이 사장되는 게 현실이라면, 디지털음원 유통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죠." 

✚ 삼쩜일사의 역할과 차별점을 얘기해주신다면요?
"멜론ㆍ지니ㆍ벅스ㆍ플로부터 유튜브뮤직ㆍ애플뮤직ㆍ스포티파이까지 국내외 60여개 플랫폼에서 음원을 동시에 발매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스트리밍ㆍ다운로드 매출액을 권리자에게 투명하게 배분하는 게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국가·플랫폼별로 다른 정산 데이터를 통합관리하기 위해선 기술집약적인 백오피스가 필요합니다. 대다수의 음원 유통사들이 외부 업체의 정산시스템을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삼쩜일사는 고도화한 자체 정산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정산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아티스트의 음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좀 더 쉽게 설명해주신다면요?
"예컨대,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원을 '어느 플랫폼에서' '어떤 연령대의 사람들이' '어느 시간대에' 가장 많이 듣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죠. 이런 추이를 분석해 한층 타깃화한 마케팅이 가능합니다." 

✚ 어떤 서비스들이 있나요? 
"지금 사람들이 소비하는 건 모두 '시각적 콘텐츠'들이에요. 음악도 예외일 순 없죠. 발매하는 음원을 '보이는 콘텐츠'로 직접 기획ㆍ제작해 인스타그램ㆍ유튜브ㆍ페이스북ㆍ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특히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 콘텐츠를 전달하고, 최종적으로 음원으로 유입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 지금은 'K-팝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디지털음원마케팅 시장도 호황인가요? 
"K-팝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건 대단한 성과이지만 일부 아이돌과 제작사에 국한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K-팝의 인기가 지속하려면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더 많은 장르의 음악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아티스트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죠. 저희가 지난해 아티스트와 음악 소비자를 연결하는 리워드형 음악감상 애플리케이션(앱) '음감사'를 론칭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 리워드형 음악감상앱이라면, 일종의 앱테크(앱+재테크) 플랫폼인가요?  
"맞습니다. 이용자가 음감사에 등록된 음원을 청취하면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를 현금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쌓은 포인트로 원하는 아티스트를 후원할 수도 있고요. 아티스트에겐 합리적인 금액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리워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도록 유도하자는 게 취지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삼쩜일사가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도 컸을 듯합니다. 
"이미 시장엔 수많은 디지털음원 유통사가 활동하고 있고, 대형 제작사들은 기존 유통사를 꾸준히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희를 알리는 것부터 쉽지 않았죠(웃음). 그럼에도 매 반기 2가지 이상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저희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앞으로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 사람들은 갈수록 음악을 듣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나아갈 계획이에요. 원주율 '삼쩜일사'를 사명으로 정한 것도 중의적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저희와 함께하는 아티스트들의 음원의 가치를 '건강하게' 높이고, 그 '파이'를 더 키우고자 합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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