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판이 1만원 훌쩍? 민생 괴롭히는 에그플레이션 [아카이브]

이지원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계란 가격 고공상승 지속
10월 추석 이후에나 안정화
계란 한판 7000원 일반화
가공식품 · 외식물가 자극해
서민 어려움 가중될 수밖에
계란 가격 상승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요리할 때 계란은 필수인데, 이제 계란말이도 마음껏 해먹지 못하겠다." 주부 김소현씨는 치솟은 계란 가격에 가족들 끼니 챙기기가 더 부담스러워졌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8월 계란 산지가격(이하 특란ㆍ10개 기준)은 1941원으로 전년 동월(1617원) 대비 20.0% 올랐다. 8월 평년(1607원)과 비교해도 20%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는 추석(10월 6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ERI)은 지난 2일 발표한 '축산관측 산란계' 편에서 "산란계의 고령화와 폭염의 여파로 달걀의 공급부족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추석 성수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란 가격은 10~11월에야 안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RI의 분석처럼 9월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하고, 계란 생산량도 1.1%(일평균 4953만개→4900만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9월 계란 산지가격은 평균 1900~1950원으로 평년 가격(1669원)을 13.8~16.8%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산지가격이 상승한 만큼 계란 소매가격(이하 특란30개 기준)도 7000원을 오르내리면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이는 평균 소매가격이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더 비싸다. 4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 한판 가격은 1만2000~1만3000원에 달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계란 한판이 1만원을 넘는 게 예삿일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올 만한 상황이다. 

문제는 계란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부터 외식물가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빵ㆍ케이크와 같은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김밥ㆍ비빔밥 등 외식 메뉴에도 계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도 가공식품 물가지수와 외식 물가지수가 각각 4.2%(119.78→124.82), 3.1%(121.30→125.08)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고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에그플레이션이 민생을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참고: 에그플레이션은 계란(egg)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용어다. 계란을 포함한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료|축산물품질평가원, 사진 | 뉴시스]


이를 의식한 듯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할인 쿠폰 발급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부담을 얼마나 덜어줄지는 미지수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계란은 장바구니 필수 품목이자 외식업체에도 필수적인 재료다"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큰 만큼 정부가 추석 전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수입 확대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