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자체 AI칩 제작
기존 칩보다 범용성 높아
알리바바, 530억 달러 투자
중국 최대 종합 IT 기업 알리바바가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월 29일(현지시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개발한 자체 AI칩의 범용성이 기존 칩보다 높아졌다"며 "다양한 AI 추론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월 "향후 3년간 최소 530억 달러를 AI와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알리바바가 자체 AI칩 개발에 성공한 셈이다. WSJ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개발한 AI 칩은 기존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호환할 수 있다. 중국 엔지니어 입장에선 알리바바가 개발한 AI칩에 맞춰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알리바바의 AI칩은 현재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를 확대하기 전까지 대만 TSMC에 AI칩의 생산을 위탁해왔다. 문제는 미 정부가 반도체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발생했다. TSMC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기업과 거래하는 중국 고객사에만 AI칩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알리바바로선 AI칩 수급이 힘들어졌다.
알리바바가 AI칩을 자체 개발한 덴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미국 규제에 영향을 받는 반도체 기업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란 얘기다. 이는 중국 정부의 방침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안보 문제 때문에 미국 규제의 영향을 받는 반도체 회사의 AI칩 구매를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8월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H20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모든 칩 제품을 사지 말라는 지시를 중국 기업에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인지 알리바바처럼 자체 AI칩을 개발하려는 중국 기업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84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펀드를 조성해 AI칩 육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게 목표인데, 이런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4월 중국 정보통신기업 화웨이는 엔비디아 칩을 대신할 수 있는 '어센드 920' 칩을 공개했다. 어센드 920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블랙웰'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I칩 개발 기업 캠브리콘은 2025년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5594억원)을 달성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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