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산불땐 ‘불쏘시개’ 될라...솎아벤 나무 65% 산에 방치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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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의원, 산림청 제출 자료 공개
최근 10년 간벌목 수집률 연평균 35%
예산 부족·접근성 한계 탓 수거 어려워
수집비용 현실화·지자체 관리 강화해야
최근 10년간 전국 산림에서 간벌된 나무 평균 10그루 중 6그루가 산에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숲을 건강하게 가꾸기 위해 베어낸 나무 10그루 중 6그루가 산속에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겨울과 봄 등 가물고 바람이 센 날씨엔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19일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간벌목 수집률은 연평균 35.2%에 불과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22.1%, 2016년 37.9%, 2017년 43.0%로 상승했으나 이후에도 27.6~39.8% 사이를 오르내리며 40%를 넘지 못했다. 

2015~2024년 전국 간벌목 수집률. 산림청
산림청의 ‘지속 가능한 산림자원 관리지침’에 따르면 숲 가꾸기나 벌채에서 발생한 나무, 가지 등의 산물은 최대한 수집해 활용하거나 수해·산불 등 산림 재해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부득이하게 산에 남길 경우에는 땅에 최대한 닿게 잘라 부식을 촉진하고, 산불이 빈번한 시기를 피해 가능한 한 빨리 실어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예산 부족, 산이라는 지형 특성상 장비 접근성의 한계, 인력 부족 등으로 벌채된 나무를 제때 수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게 방치된 목재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겹치면 산불을 키우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올해 4월 발표한 ‘미국 LA 대형산불 주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발화조건·연료량 증가·강풍 등이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처럼 간벌한 나무가 쌓여 있으면 산불이 번질 때 연료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방치된 간벌목을 신속히 실어 낼 수 있도록 수집 비용을 현실화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수집·운반 실적을 관리지표에 반영해 책임성과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휘빈 기자 vinyv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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