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 황룡농협,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호박벌 육성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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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전남 장성 황룡농협 조합장(오른쪽)이 생산 중인 호박벌을 소개하고 있다.
황룡농협에서 판매하는 호박벌의 모습. 농가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투명 용기에 포장해 판매한다.
전남 장성 황룡농협(조합장 김형중)이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 먹거리사업 육성을 위해 전국 농축협 가운데 최초로 화분매개곤충인 호박벌 생산·판매에 나섰다.

꿀벌보다 몸집이 큰 호박벌은 털에 꽃가루를 잔뜩 묻힌 채 꽃 사이를 날아다녀 야생 최고의 꽃가루 매개 곤충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기후위기로 꿀벌이 집단 폐사하고 농촌 인력부족으로 화분매개곤충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수정벌의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황룡농협은 지난해 6월부터 농촌진흥청과 전라남도농업기술원 등을 통해 수정벌 생산을 위한 기술을 습득했다. 지난해 8월 저온창고를 개조해 시설을 구축하고 호박벌 500통을 농가에 시범 보급했으며, 올 6월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현재 165㎡(50평) 규모의 시설에서 호박벌을 생산하고 있는데 민간업체에서 여왕벌과 5~7마리 일벌이 담긴 벌통을 구입해 3~4주 동안 100마리 정도의 군으로 키워낸 뒤 농가에 공급한다. 올해 5000통을 지역과 주변 농가에 공급하는게 목표다.

김형중 조합장은 “고령화로 인공수정에 투입되는 노동력이 부족하고 기후위기로 수정벌 공급에 어려움이 커져 직접 호박벌 생산에 뛰어 들었다”며 “적정한 가격에 고품질의 호박벌을 공급하면 농가에게 도움이 되고 농협의 미래 먹거리사업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룡농협은 건강한 벌을 직접배송을 통해 농가에 공급한다. 활동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농가들이 벌의 상태를 직접 살펴볼 수 있게 투명용기로 포장했다. 특히 올해는 장성군과의 협력사업을 통해 지역 농가에 자부담 30% 조건으로 호박벌을 공급해 부담을 낮췄다.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키우는 조영애씨(53·황룡면)는 “일반 업체에서 공급받은 수정벌은 택배 배송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활동성이 떨어지고 폐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반면 황룡농협에서 구입한 호박벌은 활동성이 높아 따로 인공수정을 추가로 할 필요가 없다”고 만족해했다.

황룡농협은 앞으로 수정벌연구소를 신축해 여왕벌 수정 노하우를 쌓고 공급량을 차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농협경제지주 농자재 등록을 통한 계통판매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 조합장은 “화분매개곤충은 농업을 위한 필수 농자재지만 아직 농자재로 등록이 안돼 판매 확대에 큰 걸림돌”이라며 “지역에서 미래 농업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만큼 규정 개정을 통한 지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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