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키워도 고품질 ‘저탄소 한우’…환경보호 자부심은 덤

이문수 기자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효율 극대화 ‘저탄소 한우’ 각광

‘성공사례’ 고창 청춘한우사업단
24개월령도 절반 넘게 최고등급
생산비 낮아지고 탄소 배출 ‘뚝’
정부, 인증제도 활성화 팔걷어
전북 고창 청춘한우사업단이 직영하는 한 식당에서 판매하고 있는 ‘저탄소 인증한우’.
국내 축산업계에 ‘저탄소’ 바람이 불 조짐이 보인다. 기후변화가 극심해지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화두가 된 상황에서 축산업계에서도 탄소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이어져서다. 최근엔 출하를 앞당기면서도 높은 등급을 받는 한우농가가 속속 나오면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 중심엔 2022년 공식 출범한 전북 고창 청춘한우사업단이 있다. 초기 3농가에서 시작해 현재 30여농가가 ‘저탄소 축산물 인증’을 받은 한우를 생산한다. 해당 농가의 2024년 평균 사육기간은 24개월에 불과하다. 보통 고기의 풍미를 올리고자 집중 비육시기를 둔 일반농가 사육기간이 31개월인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사육기간이 짧아졌음에도 품질은 오히려 좋아졌다. 청춘한우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한 한우 가운데 최고 등급인 ‘1++’ 출현율은 60%에 이른다.

사육기간 단축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사료를 포함한 생산비가 줄고, 중장기적으로는 한우값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소가 배출하는 분변도 줄어 탄소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일반 쇠고기 1㎏ 생산에 따른 탄소발자국(온실가스 배출량의 총합을 따지는 지표)은 25㎏가량이지만, 저탄소 인증을 받은 한우는 14㎏ 내외에 불과하다는 것이 사업단 측 설명이다.

청춘한우사업단에 참여한 한 농가는 “처음엔 사육 개월수를 줄이고도 고품질 한우를 생산할 수 있을까 의문을 품었으나 지금은 ‘24개월 출하’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우리가 생산한 한우가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농가 사이에선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품질 좋은 ‘저탄소 한우’의 생산 배경에는 개량 기술이 자리한다. 기존 수소에만 치중됐던 유전체 분석사업이 암소로 확대되면서 짧은 기간 성적이 우수한 한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학교 전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는 “암소 유전체 분석 결과를 토대로 농가는 한우 경락값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근내지방·등심단면적·등지방두께·도체중과 같은 형질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이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농가는 개체별 정밀사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탄소 한우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소비자 사이에서 저탄소 인증제도에 관한 인지도가 낮고, 한우 유통의 중심축인 중도매인이 외면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축산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저탄소 축산물시장 성장속도가 더딘 데다 ‘사육기간이 길어야 육량과 육질이 좋을 것’이라는 믿음이 중도매인 사이에서 뿌리 깊다”며 “저탄소 한우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유통 쪽에서도 저탄소 한우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저탄소 축산물제품 포장제에 탄소 저감 효과를 표시하게 하거나, 흥미를 유발하는 저탄소 캐릭터·표어를 개발해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혀나가겠다”며 “환경과 상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른바 ‘가치소비’ 경향이 계속 커진다는 점에서 저탄소 한우 경쟁력도 갈수록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