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의 향과 제주의 시간, 한 스푼으로 완성된 새로운 식문화
제주가 맛의 형식을 새로 쓰고 있습니다.
차(茶)는 컵에서 나왔고, 과일은 디저트의 경계를 벗어났습니다.
‘발라먹차 제주골드키위’는 마실 수도, 바를 수도 있는 농식품입니다.
익숙한 원물이 다른 형태로 다시 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지역 농업은 더 이상 과거의 언어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건 단지 키위를 담은 병이 아니라, 제주 농업이 다음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대한 관찰입니다.
■ 키위를 다시 읽다… 제주의 농업이 품은 실험
농협 제주본부는 20일 제주시농협이 제주산 스위트키위로 만든 프리미엄 액상차 ‘발라먹차 제주골드키위’를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과일을 유통에만 맡기던 관행을 벗어나, 지역 농산물에 새로운 쓰임을 부여한 시도입니다.
키위의 진한 당도와 부드러운 과육은 살리면서, 제주 햇살과 레몬즙의 상큼함으로 균형을 잡았습니다.
스푼 한 번이면 물이나 탄산수에 타 마실 수 있고 빵이나 비스킷, 요거트, 드레싱에도 어울립니다.
정해진 방식이 없는 이 제품은 지금 세대의 식습관을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마시는 음료에서 경험하는 음식으로, 제주의 농업이 감각의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 이름이 만든 전환, ‘발라먹는 차’
‘발라먹차’라는 이름은 제주의 생산 구조와 유통 질서를 뒤흔든 언어 실험이 됐습니다.
제주시농협은 차(茶)의 개념을 마시는 것에서 ‘쓰는 것’, ‘느끼는 것’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름이 만들어낸 낯선 호기심은 곧 소비의 시작점이 됐고, 이는 MZ세대가 반응하는 직관적 소비의 리듬과 맞닿아 있습니다.
차를 마신다기보다, 제주를 바른다는 감각.
이 제품은 맛보다 ‘태도’에 가깝습니다.
제주는 이제 농산물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감각을 제안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키위 한 스푼이 바꾼 구조
‘발라먹차’는 신제품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원물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스스로 가공 산업으로 이동한 신호이자 농가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를 다시 짜는 실험입니다.
농가는 단순 생산자에서 공동 창작자로, 농협은 중개자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제주라는 지역 브랜드가 상품 안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 “맛있는 실험은 계속된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가공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며, “이번 제품이 제주 농업의 감각 확장을 이끄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발라먹차 제주골드키위’는 제주시농협 하나로마트(제주점·노형점·오라점)와 공식 온라인스토어에서 판매 중이며,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 키위가 하나의 브랜드 언어로 자리 잡는 과정, 그 출발점이 지금의 지역 시장입니다.
■ 제주 농업, 감각으로 살아남다
기후 변화와 유통 구조의 격변 속에서 농업은 생존 방식을 새로 써야 합니다.
‘발라먹차’는 그 변화의 흐름 속에 제주가 던지는 하나의 도전이자, 해답입니다.
농업을 산업으로, 산업을 문화로 바꾸는 감각.
바로 그 감각이 제주의 힘입니다.
한 스푼의 키위에서 제주는 새로운 문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먹는다는 행위에 시간과 감정을 입히는 일, 바로 지금 제주 농업이 보여주는 미래입니다.
고우일 제주농협 본부장은 “지역 농업이 시장 감각을 따라가기보다, 새로운 소비 방식을 제시하는 주체로 서야 한다”며, “‘발라먹차’는 그런 흐름의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