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의 경고] ➂ 사슴이 점령한 섬, 안마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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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10.16. 오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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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종의 번식으로 토착 생태계가 위협받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비단 제주에서만 발생하는게 아니었습니다.

한 번 늘면 개체 수 조절이 쉽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전남 안마도의 사례가 심각한데요,

법적 규제 탓에 손쓸 방법도 없는 사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말 안장을 닮아 이름 붙여진 '안마도'.

크기는 제주 우도와 비슷합니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취재진을 맞이한 것 다름 아닌 꽃사슴 무리.

사람을 봐도 좀처럼 달아날 기색이 없습니다.

안수경 기자 (안마도)
"마치 사슴에 둘러싸인 듯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뿐 아니라 주변 곳곳에서 사슴 무리들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사슴 무리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울타리와 철망까지 둘렀지만, 사슴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

특히 나무와 잎사귀는 물론 벼나 고추 같은 농작물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농가 피해도 적잖습니다.

노양순 / 안마도 주민
"속상한 게 아니라 죽겠어요. 노인들이 농사 지어놓으면 망쳐버리니. (울타리) 안 치면 싹 뜯어먹고, 발로 막 (헤집어 놓고.)"

현재 안마도의 꽃사슴 수는 주민의 여섯 배.

가축으로 들여왔다 방치된 10마리가 40년 만에 900마리 넘게 불어났습니다.

이제는 사슴을 피해 주민들이 울타리와 철망 안에서 지내야 하는 처지입니다.

사슴들은 바다 건너 인근 섬으로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먹이가 부족하거나 영역 다툼에서 밀리면서 다른 섬으로 이동하는 겁니다.

이종필 / 안마도 주민
"20마리, 30마리 무리지어서 (바다 건너) 석만도에서 이쪽으로 오고 그래요."

안마도의 꽃사슴 서식 밀도는 1제곱킬로미터당 162마리.

고라니의 전국 평균 서식 밀도보다 23배나 많습니다.

외래종이라 천적이 없고 번식력도 강하지만,

법적으로 '가축'으로 분류돼 있어 마음대로 잡거나 처분할 수도 없습니다.

강성필 / 안마도 월촌리장
"처음에는 몇 마리 선이었죠. (이후) 잡으려고 해도 총도 안된다고 하지, 마취총은 사용 못 하기 때문에 그물망으로만 잡으려고 했는데 되지도 않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5년간 안마도에서 발생한 사슴 피해만 1억6천만 원 정도.

신고되지 않았거나 드러나지 않은 피해는 추산조차 할 수 없습니다.

안마도에서 확인된 외래 사슴의 문제. 이제는 안마도 뿐 아니라 완도 당사도와 인천 굴업도까지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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