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많아 퇴출된다는 '신동진'.. "자료 엉터리"

조수영 기자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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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3.02.27. 오후 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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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밥맛 좋고 쌀알도 큰 전북의 대표 쌀, 신동진이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수확량이 너무 많아 퇴출시키겠다는 정부 방침에 큰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년 전 과거 수확량 자료를 토대로 퇴출이 추진되면서 오히려 수확량이 더 많은 품종으로 대체되는 엉터리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도 퇴출 위기에 내몰린 전북 대표 브랜드 신동진쌀.

정부가 더 이상 수매하지 않고, 국립종자원을 통한 종자 보급까지 끊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씨까지 마를 처지입니다.

쌀 과잉 생산이 문제여서 생산성이 뛰어나고, 재배면적까지 넓은 신동진을 퇴출 대상에 올렸다는 겁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300평 기준으로) 벼 생산량이 '570kg'을 넘는 그러니까 수확이 많이 되는 품종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꾸준히 다수확 품종에 대한 매입제한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게 신동진.."

하지만 정부 계획, 앞뒤가 매우 맞지 않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보도자료입니다.

이제는 신동진 말고 병충해에 강한 대체품종인 '참동진'을 심으라며 비교 성적표를 첨부했습니다.

그런데 '신동진'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36kg',

정부가 퇴출 방침을 정한 생산량 기준인 570kg에 한참 미달합니다.

오히려 대체 품종인 '참동진'의 생산성이 '540kg'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럼에도 '신동진'의 생산성이 뛰어나다며 퇴출을 주장하는 정부 계획에 현장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신동우 / 군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같은 조건에서 (재배)할 경우에는 오히려 참동진(대체품종)에서 더 나오는 자료들이 있기 때문에 신동진을 보는 시각을 다르게 봐야 한다."

취재 결과 정부의 '신동진 퇴출 계획', 심지어 철지난 자료에 의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퇴출 근거로 내세운 신동진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96kg.

알고보니 지난 2000년 품종 등록 당시에 적용됐던 구닥다리 재배법에 따른 생산량이었습니다.

[조수영 기자]
"쌀 생산량은 이렇게 질소가 포함된 비료를 얼마나 쓰느냐가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적정한 쌀 생산량과 품질,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질소량의 표준을 농가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질소 비료를 적게 쓰도록 현행 표준재배법이 바뀌면서 차이가 발생한 겁니다.

달라진 재배법을 신동진에 적용하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게 3년 전 농촌진흥청 실험으로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생산성이 좋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신동진을 단두대에 올린 정부 계획이, 졸속에 오류 투성이었던 겁니다.

1억 원의 포상금까지 내걸고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킨 농림축산식품부는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저희도 그 부분을 지금.. 농촌진흥청하고 같이 지금 검토하고 있는데요."

전라북도도 지속되는 농민들의 문제 제기에 조만간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해 정책 추진을 미뤄달라고 건의한다는 계획,

졸속추진을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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