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와 무대에 선 플랫폼 스테레오는 신스 팝 특유의 전자음의 비중이 옅어진 대신 1990년대 중반 펑크, 포스트 록, 슈게이징의 영향을 받은 록 밴드 느낌이 더 짙어졌다. 특히 보컬이자 음악적 리더인 김진섭은 공연 내내 기타를 연주하며 파격적으로 변신한 밴드 사운드 때문인지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던 이전의 라이브보다 강하고 거친 질감의 보이스를 선보였다. 복식 호흡을 하나보다. 더욱 인간적인 밴드 사운드로 복귀를 선언하는 것 같았다. AI가 작사 작곡 편곡 보컬까지 클릭 한 번에 뚝딱뚝딱 음악을 쏟아내는 세상에 정공법으로 맞서기 위한 전략일지도 모르겠다.
플랫폼 스테레오가 펼치는 사운드는 3년간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푸릇푸릇 신선한 에너지를 뿜어냈으며 펑크에서 시티 팝까지 다채로운 색깔을 조합하는 실험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그간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관객들을 향해 감격에 젖어 감사 인사를 거듭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데뷔 때부터 그랬듯이 플랫폼 스테레오는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젊고 푸른 밴드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무대였다.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플랫폼 스테레오가 다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