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 제거 ‘표적 방사성의약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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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환자 치료제 ‘플루빅토’,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지방 첫 도입- 치료비 장벽… 건강보험 적용 절실
- 신경내분비종양에는 ‘루타테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지난 5월 말 전립선암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표적 방사성의약품 치료를 비수도권 최초로 시행한 바 있다. 그때 사용한 치료제는 노바티스에서 만든 ‘플루빅토’라는 방사성의약품으로, 2022년 3월 미국 FDA의 승인을 받고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그동안 수도권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쓸 수 있었다.
천인국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과장이 진료를 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일반적으로는 무증상의 초기 전립선암인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또는 남성호르몬 차단제를 투여하면서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감시할 수도 있지만 암이 전립선이나 골반 내에 국한돼 있으면 수술 또는 외부 방사선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전이가 동반되면 항암치료나 표적치료, 면역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치료에도 암이 진행하는 환자에게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사성의약품 치료라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입자방사선이 방출되도록 특별히 만들어진 의약품이다. 치료 목적이 되는 암세포의 위치를 아는 상태에서 외부에서 방사선을 조사·치료하는 외부방사선 치료와는 다르게 암세포의 위치를 모르더라도 주사된 방사성의약품이 알아서 암세포가 있는 곳을 찾아가 고농도로 축적된 후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암세포의 위치를 알기 어렵거나, 위치를 알 수 있다고 해도 그 수가 많거나 범위가 넓어 외부방사선 치료가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도 적용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외부방사선 치료를 미사일에 비유한다면 방사성의약품 치료는 유도미사일에 비유한다.

올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시행한 플루빅토는 주로 전립선암 세포에 높게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하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 다만, 플루빅토는 총 6차례의 치료를 6∼10주 간격으로 연속해 진행하게 하는데, 아직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어서 비용은 전액 환자가 부담한다. 플루빅토의 높은 치료 비용은 치료가 절실한 환자에 높은 장벽이다.

방사성의약품 치료에는 플루빅토 이전에도 신경내분비종양의 치료에 사용이 허가된 ‘루타테라’가 있다. 루타테라 역시 국제적으로 공인된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다행히 루타테라는 지난 2022년 3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가벼워졌다.

플루빅토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시행된 것은 대형병원을 제외한 병원이 대부분 치료대상 환자선별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Ga-68 PSMA PET/CT 영상검사에 필요한 시설을 새롭게 갖추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비수도권 최초로 플루빅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F-18 기반 PSMA PET/CT 영상검사가 부산권에서도 가능해짐에 따라 플루빅토 치료는 부산권을 포함한 비수도권에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에는 악티늄-225(Ac-225), 아스타틴-211(At-211) 등과 같은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이러한 알파선 기반 방사성의약품은 그 치료효과가 뛰어나므로, 루타테라나 플루빅토와 같은 방사성의약품 치료에도 악화하는 악성종양의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미래 방사성의약품 치료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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