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북 구미 지역 초등 교감, '역사 왜곡' 도서 옹호 논란···교사 노조 "감사 요구"

심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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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교재로 쓰인 역사 왜곡 어린이 도서가 전국적으로 폐기되는 가운데, 경북 구미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 해당 도서를 옹호하는 글을 동료 교사들에게 보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의 취재한 결과, 경북 구미 모 초등학교 A 교감은 지난 10월 초 학교 내부 통신망을 통해 "좌우 균형을 맞춘 도서인데, 나치의 괴벨스처럼 언론에서 떠들어대니 문제의 도서가 되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A 교감은 또한 "교육청이 도서 폐기를 압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오늘의 일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저에게 인사적 불이익이 있다면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된 도서는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입니다.

이 책들은 수만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낳은 제주 4.3사건을 '방사선 치료'에 빗대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1948년 8.15일로 규정하며 뉴라이트 사관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최대 30만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도연맹 사건과 5만 명 이상이 부정부패로 아사·동사한 국민방위군 사건도 다루지 않는 등 이승만 정부의 과오를 싣지 않아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앞서 국사편찬위원회는 이 책들이 "6·25 전쟁 피해를 축소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편집과 왜곡이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이후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국 800여 개 학교에 비치됐던 관련 도서들은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A 교감은 "폐기할 정도의 책인지 의문이 들었다"며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도서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으며,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있으니 학교에서 잘 판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북교사노조는 A 교감의 행위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과 메신저 사용 정책 위반이라며 경북도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경북교사노조 방신혜 사무처장은 "교감의 메시지는 공무가 아니며, 특정 정치적 관점을 담고 있어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적 중립 위반과 메신저 사용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일은 학교 관리자가 초등학생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도서를 옹호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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