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키워드] 질문의 품격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이 국정감사장은 권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법사위에서 최혁진 의원이 대법원장 얼굴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합성한 이른바 ‘조요토미 희대요시’ 패널을 흔든 순간, 질의는 공적 질의에서 조롱의 퍼포먼스로 추락했습니다.
품격을 잃은 형식은 내용의 신뢰를 함께 파괴합니다.
사실을 겨누어야 할 질문이 상징 폭력으로 변질될 때, 논증은 혐오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습니다.
최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친일’ 낙인을 찍는 장면은 감정 과잉이 곧 논증 빈곤임을 환기했습니다.
비유는 증거가 아니며, 분노는 논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성과 설전이 이어지며 국감은 난장으로 변했고, 본질적 의혹은 소음 속으로 증발했습니다.
국감장에서의 질의는 상대를 굴복시키는 망치가 아니라, 공공의 사실을 세워 올리는 정밀 공구가 되어야 합니다.
조롱과 낙인은 지지자들에게 잠깐 박수를 부를지 몰라도, 남는 건 정치 불신뿐입니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국감에서 질문할 때, 이것만은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검증으로 ‘무엇’을 묻을 것인가, 정제된 형식으로 ‘어떻게’ 묻을 것인가,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며 ‘왜’ 지금 여기서 묻고 있는가.
질문의 품격을 회복할 때만, 의혹 제기는 공익을 위한 문제 제기로 그리고 국민에 대한 설득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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