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 터지는 재미… 아시아 대표 관광도시 정조준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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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콘텐츠·도시 브랜딩 결합
야간형 도심 페스티벌 '0시 축제'
원도심 빵집·맛집 등 관광자원화

전국민 일상 스며든 꿈씨패밀리
마케팅 중추… 문화·스포츠 연계
한화이글스·코레일 등 협업 활발

꿀잼도시 대전
0시 축제에 나타난 꿈돌이와 꿈순이. 대전시 제공


'노잼도시'라는 말은 더 이상 대전을 설명하지 않는다. 교통·행정 중심도시에서 '맛·여행·축제의 도시'로 변모한 대전은 이제 다른 지자체가 벤치마킹하는 대표 모델이 됐다. 0시 축제 흥행, 꿈씨패밀리 캐릭터 성공적인 브랜딩, 그리고 지역 스포츠·문화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며 도시의 브랜드는 한층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심당. 대전일보DB


◇'노잼도시'에서 '꿀잼도시'로…대전의 반전

대전은 오랫동안 행정과 교통, 과학 중심의 도시로 자리 잡았지만, 그만큼 문화적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따라붙었다. '노잼도시'라는 별명은 시민들에게도 아픈 오명이었다. 그러나 시는 이 불명예를 발판 삼아 도시 브랜드를 근본적으로 뒤집었다. 시는 민선 8기 이후 '로컬 콘텐츠'와 '도시 브랜드'를 결합한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성심당을 중심으로 한 빵집투어와 원도심 맛집투어가 관광의 시작점이 됐고, 대전역-중앙로-옛 충남도청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문화·관광 동선으로 재편했다. 그 중심에는 0시 축제가 있었다. 0시 축제는 도심 전체를 무대로 한 야간형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참여하는 '열린 축제'로 자리 잡았다. 2023년부터 진행된 축제는 지난해 200만 명 이상 방문, 3866억 원의 경제효과를 기록했고, 올해는 216만 명·4021억 원으로 성장했다. 단일 행사로는 엑스포 이후 최대 규모다. 시는 축제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산업이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축제의 기획부터 상권 활성화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의 재미는 이제 시민의 자부심이 됐다"며 "전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도시 전체의 매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테마로 한 '대전 0시 축제'에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김영태 기자


◇"전국이 배우러 온다"…'0시축제' 벤치마킹 릴레이

올해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라는 구호 아래 열린 0시 축제는 전국 지방정부의 벤치마킹 1순위가 됐다. 시에 따르면 원주·천안·보령·논산·계룡·공주·화천·군산 등 10개 도시와 광주방송(KBC) 등이 축제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운영 자료를 요청했다. 이들 지자체는 인파 관리, 무대 구성, 상권 연계, 교통 통제 시스템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특히 시는 AI 기반 인파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혼잡도를 관리하고, 일일 817명의 안전인력을 배치해 3년 연속 무사고 축제를 이뤄냈다. 대중교통은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됐고, 임시열차도 투입됐다. 이 같은 운영 모델은 지역 경제로 곧바로 연결됐다. 축제 기간 판매된 지역 캐릭터 상품만 2억 3000만 원 규모로 전년 대비 46% 성장했고, 꿈돌이 라면·호두과자·막걸리는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SNS 누적 조회수는 1728만 회, 구글 트렌드에서는 전국 지자체 중 검색지수 1위를 차지했다.

대전관광공사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진행한 '꿈씨패밀리와 함께하는 대전쇼핑관광 팝업이벤트'. 대전관광공사 제공


◇ 도시 바꾼 '꿈씨패밀리'

'꿈돌이'로 대표되던 대전의 상징은 '꿈씨패밀리'로 확장됐다. 앞서 시는 1993년 엑스포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꿈돌이'를 완성했다. 꿈돌이가 확장된 이 '꿈씨패밀리'는 단순 마스코트가 아니라, 도시 마케팅의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현재 시는 국비사업인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2023-2026)'을 꿈씨패밀리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 중이다. 코레일과 협업한 꿈돌이 과학열차, 캐릭터 테마 숙소, 갑천 문보트와 열기구 체험 등 17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숙박·체험·굿즈 소비가 연계되는 체류형 관광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스포츠 구단과의 협업도 주목받는다. 한화이글스, 대전하나시티즌과 협업해 제작한 굿즈는 MZ세대 팬덤을 형성하며 '스포츠도 도시 마케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협업은 대전을 단순한 관람형 도시가 아니라 '참여형 도시'로 변화시키는 동력이 됐다.

올해 첫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 시민들이 붐비고 있다. 대전일보DB


◇ 수치로 증명된 대전의 반전… 여행·축제·소비 전 부문 상승

대전의 변화는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 8월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2025 여행자·현지인의 국내 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 따르면 대전은 디저트류 추천 광역시 부문에서 추천율 1위를 차지했다. 서울(28.6%)과 제주(27.2%)를 제치고 전국 1위를 차지한 것. 여행플랫폼 '아고다' 조사에서도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 9위(국내 유일)'로 이름을 올렸다. 평균 숙박비는 12만 6294원으로, 일본 후쿠오카나 대만 타이베이보다 저렴했다. 숙소 예약 증가율도 전국 1위(+190%), 국내 여행지 점유율 증가율도 1위(+1.0%)를 기록했다.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는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진입했다. 2016년 이후 8년 동안 연속 최하위권(16위)이던 순위가 단숨에 상위권으로 반전됐다. 나라살림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역 주민의 축제 참가율 증가율은 전국 1위(27.7%), 외부 방문객 관광소비액 증가율은 전국 2위(42.8%)였다. '맛·여행·축제'가 어우러진 도시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이 모든 변화는 단순한 이벤트 효과가 아닌, 도시 브랜드 재편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대전 0시 축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 이젠 전국이 아닌 아시아가 배우는 도시로

시의 목표는 '노잼 탈피'가 아니다. '꿀잼도시'를 넘어 아시아 대표 야간관광 도시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2026년까지 국비 공모사업으로 추진 중인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은 17개 프로그램을 통해 볼거리·놀거리·쉴거리를 강화한다. 갑천 문보트·열기구 체험, 꿈씨 조형물, 과학열차, 체류형 숙박 등 모두 대전만의 도시경험을 설계한 콘텐츠다. 이외에도 0시 축제의 성공을 기반으로, 향후 5년 안에 '세계 3대 야간축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축제와 여행, 맛, 문화가 함께 성장할 때 진짜 도시 경쟁력이 생긴다. 이제 대전은 타 도시가 벤치마킹하는 꿀잼도시를 넘어, 세계 속의 관광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며 "대전의 변화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만든 결과다. 도시의 재미와 문화가 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모델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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